|
◇제넥신의 순손실까지 끌어내린 관계·공동기업
제넥신의 관계·공동기업 투자 내역을 살펴보면 지난해 말 기준 취득금액이 2313억원인데 반해 장부금액은 1294억원이다. 투자금에 비해 현재 가치가 1019억원으로 떨어진 셈이다. 특히 공동기업인 코이뮨(CoImmune, Inc), 일코젠(ILKOGEN), 태국 킹젠바이오텍(KinGen Biotech, Inc) 등은 장부가치가 0원으로 표기됐다. 장부가치를 0원으로 책정한 것은 해당 기업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
여기에 타법인 주식을 지분율 20% 미만으로 취득한 기타포괄손익금융자산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761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취득금액이 974억원에 달하는데 장부가치는 213억원으로 급감했기 때문이다. 한때 쏠쏠한 투자 수익을 안겼던 아이맵이 애물단지가 됐다. 이 중 아이맵의 지분가치가 627억원이나 하락하면서 가장 큰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제넥신은 지난해 제넨바이오(072520)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2022년 말 제넨바이오의 장부금액이 46억원으로 취득금액(406억원)의 1/10 수준(11.3%)으로 줄어들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손실을 감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스온의 경우도 81억원을 투자했으나 지난해 10월 상장폐지되면서 장부가치가 0원이 됐다. 코스온에 투자한 자금의 회수 여부가 불투명한 셈이다. 제넥신은 코스온의 최대주주가 유한양행(000100)으로 바뀐 것에 희망을 걸고 있다. 홍성준 제넥신 대표는 “코스온이 비상장사지만 유한양행이 최대주주가 돼 경영을 하고 있다”며 “불행 중 다행”이라고 말했다.
제넥신이 유일하게 투자로 이익을 본 기업은 아지노모도제넥신(현 아지노모도셀리스트코리아)뿐이다. 제넥신은 지난해 6월 연구개발(R&D) 자금 확보를 위해 아지노모도제넥신의 지분 전량(25%)을 193억원에 매각했다. 104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기면서 116.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만 2012년 투자를 시작해 투자 기간이 11년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좋은 성과라고만은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자회사 에스엘포젠, 설립 8년 만에 성과 없이 청산
여기에 종속기업인 에스엘포젠을 더하면 전체적인 손실 금액이 1780억원에서 1487억원 정도로 줄어들게 된다. 단 에스엘포젠은 최근 청산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설립 8년 만에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했다고 질타받은 곳이기도 하다. 에스엘포젠은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2016년 12월에 설립된 제넥신의 자회사다.
에스엘포젠의 존속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는 지난해부터 감지됐었다. 앞서 에스엘포젠은 2021년 8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DNA 백신 연구개발·제조시설을 건립하기 위한 토지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계획대로라면 2022년 상반기 착공해 2023년 완공했어야 했지만 첫 삽조차 뜨지 못한 채 해당 토지를 반납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대표는 “희망퇴직을 받으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대부분의 직원들이 퇴사해서 해산 절차로 이전하게 됐다”면서 “청산을 통해 잔여재산은 100% 제넥신으로 가져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에스엘포젠의 장부가치는 지난해 말 기준 102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