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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3일 주요 택시 4 단체 중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를 제외한 3개 단체(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및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및 가맹택시협의회와 합의안을 도출해 냈다.
이번 합의는 여전히 미완이다. 전체 택시기사의 68%에 해당하는 개인택시 측은 이번 합의안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것이다. 전국의 택시기사 수 23만 5300여 명 중 개인택시 기사는 16만 명에 달한다. 면허 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도 비중이 65%에 육박한다.
카카오모빌리티로서는 온전한 택시업계와의 갈등 해소를 위해선 개인택시단체와의 합의가 필수적인 이유다. 다만 1차 회의 당시 큰 틀에 대해 합의가 이뤄진 만큼, 카카오모빌리티와 개인택시 측은 세부 논의를 통해 이견을 좁혀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업계와의 이번 합의에서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미 출시를 예고했던 새 가맹택시의 수수료를 ‘2.8%’로 확정한 것을 제외하면 새롭게 도출된 내용은 없다. 기존의 가맹수수료 계약과 업무제휴를 별도로 체결해 실질 수수료 3~4%를 받는 것에서, 단일 계약 안을 마련해 실질 수수료를 이전보다 낮추기로 한 것이다.
이와 함께 택시기사들의 가장 큰 불만을 샀던 ‘콜 배차’도 기존의 수락률을 기준으로 한 ‘AI 추천 기반 배차’와 함께 도착예정시장(ETA)을 중심으로 한 ‘최단거리 우선 배차’도 함께 시행하기로 했다. 택시기사들이 불신을 보였던 수락률 산정도 일부 공개하기로 했다.
현재 AI 추천 우선 배차의 경우 해당 택시 기사의 과거 수락률과 함께 승객들의 ‘이 기사님 다시 만나기’ 등의 기사 평가도 중요한 고려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평소에 콜 수락률이 높고 서비스가 좋은 택시일수록 우선적으로 콜 배차가 되는 구조였다.
하지만 앞으로 ‘최단거리 배차’가 병행되는 만큼, 승객들의 평가와 무관하게 가장 가까이에 있는 기사가 우선적으로 승객들에게 배정될 수도 있다. 기사들 입장에선 승객들 평가에 신경을 덜 써도 되는 구조가 되지만, 승객 입장에선 불친절한 택시기사를 만날 확률이 높아질 여지가 있는 것이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택시업계는 ‘AI 추천 배차’를 폐지하지 않고 병행하는 대신, 그 기준이 되는 ‘수락률’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상황에 따라서 ‘최단거리 배차’와 ‘AI 추천 배차’의 병행 비율이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카카오 가맹택시 기사는 “당장은 택시기사들 요구에 따라 ‘최단거리 배차’가 크게 늘어나겠지만 불친절한 기사 배정에 대해 승객들의 불만이 높아질 경우 앱 이용자 감소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다시 AI 추천 배차의 비중을 늘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