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 약학대 교수인 저자가 펜타닐 탄생의 역사적 맥락과 배경을 살펴본다. 저자는 “펜타닐은 제대로 쓰기만 하면 이보다 더 좋은 진통제도 찾기 어렵다”며 좋은 약과 나쁜 약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문제는 활용 방법이다. 저자가 “성급한 욕망이 교차했을 때 끔찍한 참사가 일어난다”고 말하는 이유다.
펜타닐 참사 이면에는 제약회사 퍼듀파마의 탐욕이 있다. 퍼듀파마는 1984년 모르핀을 알약 진통제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문제는 퍼듀파카가 이 약의 중독성과 위험성을 축소하면서다. 이에 20여 년간 최소 40만 명이 사망하는 결과를 낳았다. 퍼듀파마가 만든 약에 익숙해진 이들은 보다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를 처방받기 시작했다. 그것이 바로 펜타닐이었다.
펜타닐은 한국에서도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마약의 유혹을 어떻게 거부할 수 있을까. 저자는 마약이 우리에게 쾌락을 주는 메커니즘을 과학적으로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모르핀, 펜타닐까지는 아니어도 엔도르핀, 도파민 등을 통해 우리는 충분히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마약의 쾌감을 따라갈 수 있는 활동은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마약은 필연적으로 우리를 파괴할 것이다.” 파멸이 예정된 쾌락 대신 우리 곁에 있는 소중하고 강력한 즐거움을 얻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