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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까지 무탄소에너지 인증제 만든다…CF100 확산 ‘모색’

김형욱 기자I 2023.05.18 03:00:00

산업부·대한상의 CFE포럼 출범…7월부터 활동
RE100처럼…국제 확산 위해 美日英 등과 공조
원전·수소 포함해 국제 확산땐 韓 산업계 ''숨통''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정부와 산업계가 내년까지 무탄소에너지(CFE, Carbon Free Energy) 인증제도를 만든다.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는 물론 원자력과 청정수소, 탄소 포집·저장(CCS) 같은 무탄소 에너지원을 모두 아우르는 CF100 캠페인을 확산시켜 우리 산업계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탄소중립 실현에는 더 속도를 내자는 취지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연 무탄소에너지(CFE) 포럼 출범식에서 주요 관계자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김상협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장, 이창양 산업부 장관, 우태희 대한상의 부회장, 정준환 에너지경제연구원 본부장,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 (사진=산업부)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CFE 포럼 출범식을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대한상의는 오는 7월 포럼 의장을 지정하는 등 포럼의 구성을 마치고 월 1회 이상 포럼을 열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한다. 내년 중 시범사업을 거쳐 CFE 인증제도를 법제화한다는 목표다. 내년까지 우리 산업계에 유리한 방식의 탄소중립 달성 수단인 CF100 캠페인을 전 세계적로 확산하기 위한 국내 제도적 기반을 갖추기로 한 것이다.

세계 주요국은 지구온난화 등 기후위기에 대응해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이른바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영국의 클라이밋그룹 등은 이 과정에서 2014년 기업이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사용한다는 캠페인을 시작했고 구글, 애플, BMW, 삼성전자, 현대차 등 400여 기업이 참여하며 협력 기업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반도체, 철강 등 전력 다소비 산업이 주를 이루고 있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10% 남짓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 수준이어서 RE100 이행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와 산업계가 이 과정에서 주목한 게 CFE다. 유엔에너지와 구글 등이 2017년 하루 24시간 주 7일 무탄소에너지를 사용한다는 취지로 꺼낸 24/7 CFE, 이른바 CF100 개념을 제시했고 2021년 유엔 고위급 에너지 회담에서 거론되며 최근 확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CF100이 확산한다고 해서 현 RE100 이행 부담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기업의 실질적 탄소중립 이행 부담은 줄일 수 있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아직 CF100이 글로벌 스탠다드로 정립된 것은 아니지만 일단 확산하면 원전 비중이 높고 청정수소 투자를 확대 중인 우리나라에 매우 유리하고 그만큼 기업도 숨통을 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F100(24/7 CFE) 캠페인 로고
그 과정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현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처럼 명확한 기준을 만들어 CFE에 대한 인증서를 부여하고 이를 거래할 시장을 형성돼야 한다. 또 이 같은 국내 제도를 국제적으로 확산해 세계적 기준으로 통용시켜야 우리 기업의 부담이 실질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 삼성전자나 포스코 등 기업도 이 같은 논의를 반기면서도 국제 통용 가능성엔 반신반의하는 모습이다.

정준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 제도가 국제적으로 인정받도록 설계돼야 실효를 높일 수 있다”며 “고차원적 방정식을 푸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산업계는 이 같은 어려움을 고려해 CFE 인증제 도입 논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미국·일본·영국 등 원전 사용 우호국을 중심으로 협의해 국제 사회의 동참을 유도할 계획이다. 미국 정부는 2021년 이후 자국 친환경 정책에서 CFE를 청정에너지의 기준으로 삼은 바 있다. 미국 주도의 14개국 경제협력체 아시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통해서도 CFE의 기준이 정립될 가능성이 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하루빨리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특정 에너지원에 편향하지 않고 다양한 에너지원의 신기술을 활용해야 한다”며 “정부는 앞으로 앙쟈·다자 채널을 통해 국제 논의를 이어가며 한국 주도의 CFE 이니셔티브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 전경. (사진=한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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