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작
추상표현주의 중 색채추상 그리는 작가
토양·광물 등 관심이 바탕된 '풍경의 속'
산·사막·화산 등 거대자연 '에너지' 폭발
| 마르셀로 로 기우디체 ‘에덴 프리마베라’(Eden Primavera·2015)(사진=오페라갤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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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선뜻 다가서게 한 건 ‘오방색’의 마력이다. 강렬한 원색을 한 화면에 정교하게 담아내는 건 한국 전통에서만 도드라진 줄 알았으니까. 게다가 심심한 수평도 아니고 불안한 수직도 아닌 안정적인 십자구도에 올린 ‘색’이 아닌가. 멀리에선 구도에 올라타기 위해 뭉치고 번진 색덩이로만 보이던 것이 점점 눈을 갖다 댈수록 하나하나 제 색 살리기 위한 제스처로 와서 박힌다. 꿈틀거리며 헤쳐모이기를 하고 있단 뜻이다. ·
이탈리아 작가 마르셀로 로 기우디체(65)는 추상표현주의로 풍경을 그린다. 겉의 풍광에 몰입하는 그 이상이다. 작가가 보는 건 ‘속’이다. 대학에서 전공했다는 지질학 지식, 토양과 광물에 대한 관심이 여느 작가가 보지 못한 것을 옮겨내는데.
마치 오랜 시간 축적된 대지인 양 피그먼트(안료)를 두껍게 쌓아올리고, 절대로 매끈할 수 없는 세월의 흔적은 거친 질감으로 표현했다. 효과를 극대화한 도구는 역시 색이다. 단순하지만 뜨거운 에너지를 품고 감히 인간은 어쩌지 못하는 산·호수·사막·화산 등 거대 자연에 대한 영감을 폭발시키는 거다.
‘에덴의 봄’으로 번역할 ‘에덴 프리마베라’(Eden Primavera·2015)는 그 대표작. 사람 손이 닿지 않은 순수한 낙원이란 ‘에덴’을 이렇게 본다.
7월 6일까지 서울 강남구 언주로154길 오페라갤러리 서울서 여는 개인전 ‘에덴의 색’(Colours of Eden)에서 볼 수 있다. 아시아 첫 개인전이다. 캔버스에 오일·피그먼트. 130×130㎝. 오페라갤러리 제공.
| 마르셀로 로 기우디체 ‘블루 유니버스’(Blu Univers·2016), 캔버스에 오일·피그먼트, 100×100㎝(사진=오페라갤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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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셀로 로 기우디체 ‘오렌지 불칸’(Orange Vulcan·2018), 캔버스에 오일·피그먼트, 100×100㎝(사진=오페라갤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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