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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GC녹십자에 따르면 헌터증후군 치료제인 헌터라제의 연도별 1분기 매출액은 △2022년 1분기 226억원 △2021년 1분기 131억원 △2020년 1분기 65억원이다. 1분기에만 매년 2배씩 성장한 셈이다. 특히 해외매출액 증가세가 매섭다. 지난해 1분기 90억원에서 올 1분기 183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나며 헌터라제 매출액을 견인했다.
‘2형 뮤코다당증’이라고도 불리는 헌터증후군은 이두설파제라는 효소 결핍으로 골격 이상, 지능 저하 등이 발생하는 선천성 질환이다. 여아 중에서는 환자가 거의 없고 남아 10만~15만명 중 1명의 비율로 발병하는 희귀질환이지만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15세를 넘기지 못하고 사망하기도 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평생 치료제를 처방받아야 하는데 약값은 연간 4억원에 달해 시장 규모도 작지 않다. GC녹십자의 지난 1분기 호실적에는 자체 개발 제품인 다비듀오, 뉴라펙 등과 더불어 헌터라제의 해외매출 성장이 영향을 미쳤다.
헌터라제 매출은 최근 3개년간 꾸준히 두 자릿 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헌터라제 단일 매출로만 53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5% 성장한 규모다. 올해도 15% 성장률을 유지한다면 연 매출 612억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희귀질환치료제의 특성상 타깃 시장의 급격한 성장은 쉽지 않다. 업계에서는 그럼에도 꾸준히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를 경쟁사와 차별화된 제형, 해외시장에서의 성과 확대라고 꼽는다. 헌터라제는 글로벌에서 두 번째로 개발된 헌터증후군 치료제다. 헌터라제 이전에 개발된 최초 치료제는 다케다의 ‘엘라프라제’로 이 제품은 정맥주사(IV) 방식의 제제여서 환자의 뇌혈관장벽(BBB)을 통과하지 못해 뇌실질 조직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녹십자는 세계 최초로 헌터증후군치료제를 ICV제형으로 바꾸면서 헌터라제의 경쟁력을 높였다.
현재 헌터라제ICV는 일본에서만 시판되고 있지만 향후 출시국이 확대되면 성장세는 더욱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을 전망이다. 한국에서도 지난달 헌터라제ICV의 임상 1상이 승인됐다. 헌터라제는 지난해 국내 매출 210억원을 기록하면서 약 300억원 규모의 국내 시장에서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헌터라제ICV 판매가 개시되면 점유율을 더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해외에서도 헌터라제는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특히 최근 판매를 시작한 러시아와 브라질에서 헌터라제가 안착하기 시작하면서 해외 매출 성장세에 기여했다고 보고 있다.
중국에서의 판매 개시는 헌터라제ICV 출시에 이어 헌터라제의 두 번째 터닝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현재 중국 내 헌터증후군 환자는 3000명으로 추산되는데 엘라프라제는 품목허가를 받지 못해 아직까지 정식 승인된 치료제는 헌터라제 뿐이다. 중국 약가를 보수적으로 잡아 국내의 4분의 1 수준으로 가정했을 때 회사가 추산하는 중국 시장 규모는 약 3000억원 수준이다. 3000억원대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020년 9월 중국에서 헌터라제 품목허가를 획득한 녹십자는 약가협상을 거쳐 내년 상반기에는 현지회사 캔브리지를 통해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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