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두 개의 타원이 벽을 타고 올랐다. 그런데 미심쩍은 점이 한둘이 아니다. 형태는 거울인데 비추는 게 없다. 게다가 하나는 붓으로 그은 가로획도 모자라 움푹 패이고 볼록 튀어나온 장식까지 달았는데, 다른 하나는 그나마도 볼 수 없게 흰색 천으로 꽁꽁 싸매놨다.
작가 김기수(46)는 거울이란 매체를 활용한 작업을 한다. 부식한 철판을 정교하게 잘라 스테인리스 거울을 만드는데. 그 위에 한 획의 붓선을 얹고 단조형태로 두들겨 둥근 달처럼 빼내기도 하고, 또 그 달을 포장한 듯 보자기에 소중히 싸서 내기도 한다.
‘문무대왕릉의 달’(2017)은 그렇게 작업한 두 개의 달덩이가 묘한 조화를 이루는 작품. 거울에 가둔 두 달이 환상인 듯 실재인 듯 뒤엉켜 있다.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팩토리서 여는 개인전 ‘노 리얼 노 라이크’(No Real No Like)에서 볼 수 있다. 스테인리스 거울 & 철에 혼합재료. 85×99㎝ 95×99㎝. 작가 소장. 아트팩토리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