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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과학이 물리친 일 오염수 괴담...허위 선동 다신 없어야

논설 위원I 2024.08.19 05:00:00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한 지 1년이 지났으나 인근 바닷물이나 수산물에선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 1년간 국내 해역 165곳, 공해 18곳에서 수만 건 시료를 채취해 조사했다. 그 결과 대부분 방사능 검출이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기준치를 훨씬 밑도는 극소량으로 나타났다. 후쿠시마 괴담은 말 그대로 괴담에 불과했다.

일본 도쿄전력은 작년 8월24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흘려보내기 시작했다. 그에 앞서 세계원자력기구(IAEA)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이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우리 정부는 “IAEA의 보고서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자 시민단체들과 야당을 중심으로 우리 바다가 핵 폐수에 범벅이 될 것이라는 둥, 서해 천일염이 삼중수소에 오염된다는 둥, 후쿠시마 인근 우럭이 우리 식탁에 오를 것이라는 둥 갖가지 괴담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대중적 영향력이 큰 정치인들이 앞다퉈 공포 마케팅을 확대재생산했다. 작년 3월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야당은 “후쿠시마 멍게는 사주고, 우리 쌀은 못 사준다고?”라고 쓴 현수막을 내걸었다. 정부는 지금도 후쿠시마 인근 8개현의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21세기 들어 한국을 뒤흔든 괴담은 죄다 근거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2008년 광우병 사태 때 “미국산 소 먹으면 뇌송송 구멍탁”이라는 괴담이 퍼졌으나 현실은 어떤가. 전체 수입소고기 중 미국산은 7년째 1위다. 미국산 소고기를 먹고 광우병에 걸렸다는 이야기는 듣지도 못했다. 2016년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전자파가 참외 농사를 망친다는 괴담이 번졌으나 성주 참외 매출은 지난해 사상최대였다.

세계은행은 최근 한국을 “중진국 함정에서 탈출한 성장의 슈퍼스타”라고 칭송했다. 그러나 툭하면 괴담이 과학을 우롱하는 현상이 이어지는 한 진정한 선진국 진입은 요원하다. 과학을 무시하는 시민단체, 이에 편승해 공포 마케팅을 부추기는 정치인들의 맹성을 촉구한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약 30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다. 남은 기간 정부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국민을 설득하는 데 매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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