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데일리와 만난 윤채옥 진메디신 대표는 “항암 아데노바이러스 신약개발과정에서 확보한 바이러스벡터 CDMO 역량을 최근 사업화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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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아데노바이러스 신약개발을 목표로 2014년 설립된 진메디신은 지난해 8월 경기 하남시에 1300평(약 4300㎡) 규모의 바이러스벡터용 우수의약품 생산 제조·관리기준(GMP) 설비를 갖춘 공장을 완공했다. 해당 GMP 공장은 바이러스벡터 전문 CDMO 설비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알려졌다.
윤 대표는 “1세대 CAR-T부터 아데노바이러스 신약까지 CGT 분야에서 30년간 연구를 수행했다”며 “그 과정에서 각종 바이러스벡터를 다뤘다. 이와 관련한 생산 기술을 확보해 일부는 특허화했다”고 운을 뗐다. 현재 진메디신은 항암 아데노바이러스 신약 후보물질 2종(GM101, GM103)의 국내 상업화 임상을 수행하고 있다.
윤 대표에 따르면 진메디신이 개발하는 아데노바이러스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시료를 생산하기 위해 지난 2019년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우시)에 위탁생산을 맡겼지만 원하는 만큼 품질을 얻지 못했었다.
윤 대표는 “우시를 포함해 글로벌 CDMO 기업으로 알려진 곳에서 생산한 바이러스벡터라 할지라도 전문가 입장에서 품질을 따져보면 원하는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CGT의약품 생산을 위한 바이러스벡터의 CDMO의 기술적 장벽이 항체의약품 보다 더 높다는 의미다.
윤 대표에 따르면 바이러스벡터를 활용한 물질은 글로벌 임상에 들어가기 위한 생산 비용이 최소 100억원 가량 소요된다. 기본적인 생산 단가가 일반 세포치료제(5억)대비 10~20배 가량 큰 것이다.
윤 대표는 “지금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바이러스벡터 CDMO 계약 논의가 오가는 곳이 있다”며 “내년까지는 최소 150억원 이상 매출을 달성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바이러스벡터의 CDMO 사업으로 수익을 올리기 위해 가장 큰 걸림돌이 있다. 바로 ‘세포주’다. 여러 바이러스를 생산하는데 쓰이는 세포주에 대한 권리가 해당 사업에 먼저 뛰어든 일부 글로벌 제약사에 소유로 돼 있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미국 써머피셔나 머크(MSD) 등 글로벌 제약사가 바이러스벡터 생산용 세포주에 대한 권리를 확보했다”며 “이런 세포주를 활용해 사업을 하려면 이들에게 막대한 사용료를 내야하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오랜 기간 연구해 온 아데노바이러스에 대한 세포주를 확보하고 있다”며 “하지만 AAV나 렌티바이러스 등 다른 바이러스벡터 CDMO 사업을 위한 세포주는 모두 해외사의 물질을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한국의 CGT CDMO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바이러스 세포주를 확보하고 합리적인 사용료로 바이오 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 대표는 “국내 기업이 현재 개발 중인 CGT 신약이 상업화에 성공하면 막대한 자금이 해당 신약개발에 쓰인 세포주 소유 기업에게 돌아가게 된다”며 “신생기업들이 투자해 자체 세포주를 확보하는 것은 비용이나 소요 기간을 볼 때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를 지원하면 국내 CGT 산업의 수익성이 크게 올라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0년대 중반부터 항암 바이러스나 CAR-T 등 최근 떠오른 CGT 분야에서 해외에서 두각을 보이는 기업이 나오는 것과 달리 국내 기업들은 이제 물질을 확보해 임상에 뛰어들고 잇다.
윤 대표는 “기술의 발전을 규제 당국이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결국 최초라는 타이틀을 모두 해외사들에게 내주고 있다”며 “식약처와 산업계가 더 활발하게 소통하고 선제적으로 최적의 임상 개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나가야 혁신적인 CGT 생태계에서 한국의 비중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