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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 아닌 상하이로 입국한 룰라 대통령은 이곳에서 신개발은행(NDB) 본부를 방문할 예정이다. NDB는 서방 국가 주도의 금융쳬제에 대항하고자 2015년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이루어진 브릭스(BRICS)가 주도해 세운 금융기관이다. 첫 일정으로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이 총재로 있는 NDB를 택했다는 점에서 룰라 대통령이 미국 중심의 금융 질서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룰라 대통령의 이번 방중 일정에는 상하이 소재 화웨이 연구개발(R&D) 센터 방문도 포함돼 있다. 화웨이는 미·중 갈등의 최전선에 있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다. 블룸버그통신은 “룰라 대통령의 화웨이 방문이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를 제재하는 미국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다”면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 사이에서 미국 편을 들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후 룰라 대통령은 베이징으로 이동해 오는 1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진행한다. 룰라 대통령이 이번 방중 목표로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거듭 강조하는 만큼 이번 중-브라질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양자 무역일 가능성이 크다. 그는 중국으로 향하기 앞서 트위터에 “우리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떠난다”는 글을 직접 남겼다.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해법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룰라 대통령의 방중 기간 양국 간 보건, 농업, 교육, 금융, 산업, 과학, 기술 등 분야에서 20개 이상 거래가 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자국과의 적극적인 경제 협력 의지를 보여주는 룰라 대통령을 반기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룰라의 중국 방문 기간 세계는 평화와 발전의 힘을 목격하게 될 것’이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룰라 대통령을 “중국 인민의 오랜 친구”라고 칭하면서 “양국 정상의 전략적 리더십 아래 중국과 브라질이 나란히 세계에 남남협력(개도국 간 협력)의 모범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