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핵심 재료인 웨이퍼 시장이 오는 2025년까지 매년 10% 수준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이 매서운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까지 견제에 나서면서 설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인데요, 지금 ‘1위’ 자리를 차지한 한국 역시 이를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K-반도체 점유율이 낮아질 수 있단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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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12인치(300㎜) 전공정 팹(공장) 생산 능력 중 중국 비중이 오는 2025년 23%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2021년 19%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4%포인트나 비중이 높아진 셈입니다. 3년 후면 웨이퍼 생산량이 230만장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전체 생산량 전망치(920만장)의 25%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마찬가지로 성장 중인 또 다른 국가는 미국입니다. 미국의 12인치 팹 생산 능력 비중은 오는 2025년 9%에 이를 전망인데요, 지난해(8%) 대비 1%포인트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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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반도체 생산 능력에서 우위를 점하던 국가들의 입지는 좁아지는 건 문제입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12인치 웨이퍼를 활용한 반도체 생산 비중이 25%로 세계 1위인 상황이지만, 미중 양국이 비중을 늘리면서 오는 2025년에는 1%포인트 내준 24%에 달할 것이란 예측이 나왔습니다.
대만은 당장 내년에 2위 자리를 내주게 생겼습니다. 현재 22%에 달하는 대만 12인치 글로벌 점유율은 2025년 21%로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또한 글로벌 경쟁 심화로 2025년 점유율이 지난해(15%) 대비 줄어든 12%에 불과할 것으로 점쳐지고요.
12인치 웨이퍼 시장 ‘고속성장’…전 세계가 주목해
사실 12인치 웨이퍼를 사용한 반도체 시장은 최근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왔습니다. 앞서 사용하던 8인치 웨이퍼와 비교해 지름이 더 넓은 12인치 웨이퍼를 사용했을 때 생산량이나 제조원가 차원에서 이득을 볼 수 있기 때문인데요. 지름이 넓어지면서 기존 8인치와 비교해 생산량은 2.25배 늘어나고, 칩당 제조원가는 내려가는 효과가 있는 거죠.
따라서 첨단 공정에 주로 쓰이던 12인치 웨이퍼는 최근 성숙(레거시) 공정까지 사용 범위가 넓어졌습니다. 지난 2019년 말부터 이어진 반도체 부족 현상에 따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들은 초미세공정을 적용한 반도체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기술 난도가 낮은 성숙공정 반도체까지 12인치로 옮겨 생산하고 있습니다. 전력반도체(PMIC), 오디오 코덱 등이 대표적입니다. 차량용 반도체 등 칩 부족 현상으로 수요가 폭증한 상황에서 더 많은 양을 싸게 만들 수 있으니 반도체 제조기업으로선 이득이죠.
전 세계 반도체 업계가 12인치 웨이퍼를 활용한 반도체 설비에 집중하는 이유입니다. 아짓 마노차 SEMI CEO는 “아직 여러 분야 반도체 칩 공급이 여유롭지 않다”며 “반도체 산업계가 새로운 분야 반도체에 대한 장기적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300㎜(12인치) 팹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SEMI가 예상하기로는 올해부터 3년간 착공될 12인치 팹·생산라인은 총 67개에 달한다고 합니다.
미국도 중국도 공장 지으면 지원금 뿌리는데…한국은 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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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도 맞불을 놨죠. 지난 8월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및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에 서명했습니다. 미국 내 반도체 생산 기반을 확충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충하는 내용으로, 반도체 제조시설을 증설할 때 520억달러(약 74조원)를 지원하고 공장을 새로 짓는 기업에 한해 25%의 세액공제도 적용합니다. 또 미국 첨단 과학 연구 활성화를 위해 1700억달러(약 243조원)도 투입합니다.
국가 주도 반도체 설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한국 반도체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단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우리 기업이 단기적으론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겠지만 길게 봤을 때는 오히려 경쟁이 치열해지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반도체에 능통한 한 교수님은 “미국이 정치적으로 반도체를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대만 기업은 우위를 점하고, 반도체 가격은 점점 내려가는 ‘삼중고’ 상황”이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습니다. 여기에 “정부나 국회가 크게 도와주는 게 없어 답답한 건 사실”이라고 꼬집기도 했죠. 국회에 표류 중인 반도체특별법, 이른바 ‘K-칩스법’ 통과가 절실한 이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