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12월 05일 15시 01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오상용 기자] 산업은행 사모펀드(PE)가 미국 가스-유전 개발업체인 파타라와 손잡고 2억달러 규모의 미국내 가스정(well) 490개를 인수했다.
5일 재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산은PE와 파타라는 지난주말 미국 최대 독립계 석유회사 아파치로부터 동부 텍사스에 위치한 490개 가스정을 인수하는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인수에 들어간 전체 비용은 2억1000만달러로 이 가운데 2억달러는 인수대금으로, 나머지 1000만달러는 사업 운영자금으로 쓰이게 된다.
이번에 인수한 490개 가스정은 모두 생산이 이뤄지고 있는 정(well)으로 97%가 가스정이고 나머지는 원유정이다. 배럴기준으로 현재 확인된 매장량만 3200만배럴에 달하며 여기에 추정매장량 600만배럴까지 감안하면 그 가치는 향후 4억달러에 육박할 것이라는 게 인수에 참여했던 에너지 전문가들의 평가다.
전체 인수비용 2억1000만달러 가운데 1억4500만달러는 산은PE와 파타라의 지분투자로 나머지 6500만달러는 BNP파리바은행 차입으로 충당했다. 산은PE는 이번 인수를 위해 파타라와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했는데, 양측의 지분율은 각각 65% 및 35%다.
파타라는 지난 5월 산은PE가 50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 22%를 확보한 산은PE의 출자회사다. 이번에 파타라가 아파치 가스정 인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산은PE는 5000만달러를 추가로 증자, 파타라 지분율을 36%로 높였다. 형식상으로는 산은PE와 파타라의 공동 인수지만, 내용상으로는 산은PE가 운영하고 있는 트로이카 펀드자금 1억4500만달러로 이뤄진 딜(Deal)이다.
산은PE 관계자는 "아파치로부터 넘겨 받은 490개 가스정에다, 파타라가 보유한 가스·원유정만 190개에 달한다"면서 "2~3년후 이들의 가치는 7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기대돼 두건의 투자로 연간 20%대의 내부수익률(IRR)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국내 중소 천연자원 탐사업체들은 최근 유동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유전과 가스광구는 물론, 경영권까지 인수합병(M&A)시장에 내놓고 있다. 적지 않은 매물이 중국 등 신흥강국의 손으로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도 인수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종전 보다 싼 가격에 매물로 나오는 미국의 가스 광구와 에너지 개발업체들이 늘고 있다"면서 "중국 업체 뿐만 아니라 국내 업체들도 눈여겨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29일엔 삼성물산이 한국석유공사와 함께 미국 석유ㆍ가스 전문업체 패러랠 패트롤리엄(Parallel Petroleum LLC)을 인수하기도 했다. 삼성물산과 석유공사가 확보한 패러랠 지분은 각각 90% 및 10%로, 삼성물산은 확보한 지분 일부를 기관투자자에게 매각(Sell down)하는 방식으로 재무투자자(FI)를 유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