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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표의 차이나워치]중국의 백주(白酒)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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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표 기자I 2011.06.24 12:21:00
[이데일리 홍창표 칼럼니스트] 중국은 예로부터 음식문화가 발달한 나라다. 특히, 손님에게 친절하고 좋은 술과 푸짐한 음식으로 대접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중국인들과의 교류에서 술의 역할은 무시하지 못할 만큼 크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술은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한국과의 비즈니스 경험이 있는 중국 관료나 기업인들은 대부분 한국인을 위한다며 크고 작은 술자리를 빼놓지 않는다. 중국 파트너들과 술자리에서 `간베이`(干杯, 건배라는 의미의 중국어)를 외치다 정신을 잃었다는 사례는 우리 기업인들에게도 흔히 들을 수 있는 무용담이다.    중국을 대표하는 술은 백주(白酒)와 황주(黃酒). 백주는 우리가 흔히 ‘배갈(白干儿)’이라고 부르는 고량주를 말한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마오타이(茅台)나 우량예(五糧液), 쉐이징팡(水井坊) 등이 대표적인 백주에 속한다. 황주는 중국 민족특산품으로 샤오싱주(紹興酒)가 대표적이다.   ◇ 백주산업 年매출 33조원..`1등 경쟁` 치열   중국 내 백주 기업은 무려 3만8000여개에 달한다. 백주 생산기업은 전국 각지에 퍼져 있고, 각 지방마다 고유의 맛과 브랜드를 가진 향토 술을 생산한다. 연간 백주 생산량만도 800만톤, 1년 매출액은 2000억위안에 이른다. 현재 원화 환율로 환산하면 33조원을 웃도는 수준.  

중국을 대표하는 술로 인식되고 있는 마오타이주.
이중 마오타이와 우량예는 중국 백주산업을 이끄는 쌍두마차. 이들 사이의 치열한 선두 다툼은 명품 백주의 발전을 촉진시켰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오늘날 백주산업이 당당한 산업군의 일원으로 자리 잡는데 있어 이들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양한 브랜드 만큼 백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단돈 몇 위안짜리 이름모를 백주에서부터 병당 수만 위안을 호가하는 마오타이까지 가격 차이가 극심하다. 마오타이나 우량예 등은 일찍이 고가 소비재인 사치품의 대열에 합류했다. 초기에는 이들 소수의 백주만 사치품 대접을 받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쉐이징팡 등 점점 더 많은 백주가 합류하고 있다.   중국인의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백주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사치품의 대부분은 외국 명품 브랜드 제품으로, 중국산으로는 고급 담배와 백주 정도만이 포함된다. 여기에는 의류, 가방, 화장품이나 가전제품, 자동차 등은 몰라도 최소한 음식만은 양보할 수 없다는 중화민족의 자존심이 밑바탕에 깔려있다.   ◇ 백주 가격, 가파른 상승..투자 대상으로도 인기   중국의 경제발전에 따라 고급 백주의 소비량 및 가격 모두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1998년부터 2009년까지 백주 생산량과 GDP 성장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경제성장과 백주 소비량 간에 뚜렷한 정(正)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경기 호황기에는 맥주가, 경기 침체기에는 소주가 잘 팔리는 것과는 달리 중국의 백주 소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백주 가격은 생산량 증가 폭보다 훨씬 가파르게 올랐다. 백주 생산량은 1996년 800만톤으로 최대치에 이른 이후 횡보상태를 보이고 있으나, 백주 가격은 2003년 톤당 평균 1.6만 위안에서 2008년도에는 2.83만 위안으로 급등했다.   백주의 판매량과 가격이 계속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것은 중국경제가 그동안 지속 성장해왔고, 앞으로의 전망도 괜찮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런 의미에서 향후 중국경제를 전망할 때 고급 백주의 판매량과 가격동향을 모니터링 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최근에는 백주에 대한 미래가치 상승을 기대하면서 투자목적으로 지갑을 여는 사례가 늘고 있다. 얼마 전 난징(南京)에서 개최된 마오타이 경매에서는 1985년산 마오타이주 한 상자가 130만 위안에 낙찰되었다. 고급 백주는 단순 식품에서 벗어나 수요 증가에 따라 가격이 뛰면서 사치품으로 격상되었고 이제는 주요 투자재로까지 인식되고 있다. 명품 브랜디, 위스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이다.   마오타이의 경우 1999년 53도 비천(飛天) 마오타이의 가격은 병당 168위안이었으나 현재 가격은 1300~1500위안에 이른다. 무려 7배 오른 셈이다. 불과 10여년 만에 7배가 뛰었으니 썩 괜찮은 투자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더욱 많은 브랜드의 명품 백주가 새로운 부의 상징이자 투자물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 중국 대표酒 `마오타이`..국제무대로 발 넓히나   중국 고급 백주시장의 성장잠재력을 중시한 외국계 거물 주류업계의 러브콜도 증가하고 있다. 모에 헤네시 그룹은 8대 명주중 하나인 젠난춘(劍南春) 계열의 쓰촨 원쥔주(文君酒) 주식 55%를 인수했다. 쉐이징팡은 세계 최대 주류업체인 디아지오 그룹에게 자사 주식 43%를 매각, 윈-윈의 결과를 낳았다.   쉐이징팡은 디아지오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국제화를 향한 보폭을 넓힐 수 있었고, 디아지오는 기존 고급 주류 대오에 중국 명품 백주 브랜드를 추가하게 되었다.   해외시장 진출을 향한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가장 큰 의욕을 보이는 곳은 마오타이이다. 현재 마오타이의 해외 판매량은 전체 매출의 5%에 불과하다.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마오타이는 디아지오의 전략을 답습, 단숨에 국제무대로 진출한다는 복안이다.   윈저, 딤플, 조니워커, 기네스 등으로 많이 알려진 디아지오 그룹은 10여년 남짓의 시간 동안 굵직굵직한 M&A를 통해 유명 주류브랜드를 대거 인수했다. 마오타이 역시 해외 유명 브랜드 주류를 사들이고, 이들이 가지고 있는 마케팅 네트워크를 통해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이러한 모델은 중국 민영 자동차업계와 가전, 의류메이커들이 많이 사용하는 수법이다.   중국인 방한 관광객이 늘어나고 드라마 등을 통한 간접 홍보 효과에 힘입어 소주와 막걸리는 이제 웬만한 중국인에게도 친숙한 술이 되고 있다. 누가 알겠는가. 중국 대표 술인 마오타이나 우량예가 한국을 상징하는 술인 소주나 막걸리와 손잡을 날이 올지. 중국 백주업계가 한국 주류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나 투자를 통해 한국 주류시장에 백주를 본격 선보이고, 한국 술의 중국시장 진출도 이끄는 ‘향도’로 등장할 그 날을 기대해본다.  

 

홍창표(KOTRA 중국지역총괄 상하이KBC 부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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