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쑨웨이자(사진) 중국여행협회 마이스위원회 고문은 최근 이데일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올해 항저우가 유치한 크고 작은 스포츠 대회만 450건이 넘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어 “전체 유치 대회 중 20%가 넘는 100여 건이 각국 선수단이 참여하는 국제 대회”라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 카누·카약 국제 슈퍼컵, 국제하키연맹(FIH) 여자프로리그, 월드드론페스타 등 2026년까지 장기 개최권을 확보한 대회도 여럿”이라고 했다.
신화통신 기자 출신으로 베이징 올림픽 대변인, 언론운영부장 등을 지낸 쑨 고문은 항저우가 단기간 안에 스포츠 이벤트 도시로 변신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인프라와 철저한 사전준비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연중 언제라도 다양한 종목과 규모의 스포츠 대회를 열 수 있는 최신 전문 경기시설과 인력 등 풍부한 인프라에 치밀한 연구조사 과정을 거쳐 수립한 ‘3개년 행동계획’이 더해진 결과”라고 강조했다.
쑨 고문은 항저우 사례를 통해 최근 중국 정부와 각 도시가 추구하는 마이스 산업 육성의 방향성과 지향점을 엿볼 수 있다고 귀띔해 줬다. 지금까지 산업 성장을 이끈 베이징, 상하이 등 1세대 마이스 도시에 이어 최근엔 항저우를 비롯한 청두, 싼야 등이 차별화된 콘셉트로 빠르게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다양한 도시들의 가세로 행사 개최지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마이스 목적지로서 중국의 경쟁력도 한층 강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6일 ‘코리아 마이스 엑스포’(KME) 부대행사로 열린 한·중·일 마이스 포럼에 중국 마이스 업계를 대표해 강연 무대에 오른 쑨 고문은 ‘확장성’과 ‘다양성’을 중국 마이스 산업의 최대 강점으로 지목했다. 그는 “기후와 문화, 산업 등 도시마다 지닌 특성이 모두 다른 만큼 스포츠, 문화·예술, 정보기술(IT) 등 추구하는 마이스 도시 콘셉트도 다양하다”고 설명한 뒤 “서로 다른 특성의 도시를 행사 성격과 목적에 따라 짝 맞추듯 연결하는 확장성도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쑨 고문은 최근 중국 내에서 마이스가 높은 부가가치를 가져다주는 경제 활성화 외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책과 경영의 도구로 쓰임새가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중국 정부는 물론 도시마다 마이스에 주목하는 건 단 한 건의 마이스 행사가 가져다주는 유무형의 경제적 효과가 투입 예산 대비 최소 7배 이상이기 때문”이라며 “지식과 정보 기반의 교류, 협력을 늘려주는 마이스의 기능적 측면이 공공은 물론 민간에 이르기까지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정책과 경영의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인 입국자에 대한 비자 면제 결정은 양국 간 인적 교류를 확대하려는 중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해석했다. 쑨 고문은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 소통과 협업이 마이스의 본질이자 목표 아니냐?”고 반문한 뒤 “한국과 중국은 지리적으로나 경제·문화적으로 결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만큼 이번 비자 면제 조치를 계기로 양국 마이스 업계의 교류, 협력이 지금보다 더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