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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석(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직무대행(부원장)은 30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콘텐츠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경쟁력을 높이는 건 감성을 자극하고 공감을 끌어내는 서사 즉 스토리텔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콘텐츠 시장에서 인공지능(AI) 활용이 중요해졌지만, 열풍에 편승한 맹목적인 ‘수박 겉핥기’, ‘흉내 내기’ 식의 AI 콘텐츠 개발은 경계해야 한다고 유 부원장은 강조했다.
그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는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며 “콘텐츠 창작과 개발 과정에서 AI와 같은 기술이 아닌 창작자의 창의성과 표현력을 중심에 둬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유 부원장은 AI 기술로 인해 콘텐츠 시장이 혁신적인 변화의 과정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동시에 이러한 변화상을 콘텐츠 창작(생산)과 경험(소비) 측면에서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해하는 게 중요해졌다는 당부 섞인 주문도 더했다.
그는 “AI가 시간만 잡아먹던 반복작업을 줄여주고 상상에 그치던 아이디어를 구현해 내는 등 창작 활동의 생산성과 효율성은 물론 표현력을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AI가 창작자 등 콘텐츠 업계의 영감과 창의성을 촉진하는 유용한 도구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업계 내 AI 활용의 양극화 양상에 대해선 적잖은 우려를 나타냈다. AI가 영상과 게임, 웹툰,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콘텐츠 창작에 활용되고 있지만, 중소 규모의 영세한 콘텐츠 기업에선 인력, 자금 등의 한계로 아직 AI 기술 도입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 부원장은 “중소 콘텐츠 기업이 시장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AI 활용에 필요한 기술과 교육, 인력 지원 외에 더 손쉽게 AI 콘텐츠 창작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정책과 제도를 마련 중”이라고 했다.
소비 측면에선 AI가 기회인 동시에 위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이전까지 콘텐츠 소비는 대중적 평가와 반응에 따라 집단 소비 형태로 이뤄졌다면, 지금은 개인 취향과 선호도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 유 부원장은 “시장의 변화를 외면한 채 창작에만 몰두해서는 공들여 만든 콘텐츠가 사장되는 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고 경고한 뒤 “AI 콘텐츠 창작에 앞서 개인화된 시장의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고 타깃 소비자의 취향을 정교하게 분석하라”고 조언했다.
오는 2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선보이는 ‘AI 콘텐츠 페스티벌 2024’는 콘텐츠 생산과 소비 시장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다룬 행사라고 소개했다. 국내 콘텐츠 업계가 개발한 120여 종의 AI 콘텐츠를 총망라한 행사가 AI 콘텐츠 창작 활성화와 대중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내비쳤다.
유 부원장은 “AI가 콘텐츠 창작 과정에 많이 쓰이고 있지만 막상 AI를 활용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기회는 드물었다”며 “사흘간의 행사 프로그램을 온전히 AI 콘텐츠에 초점을 맞춰 구성한 만큼 AI를 활용한 콘텐츠 창작 과정과 결과물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