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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트론, 신고가 기록...시총 2조 돌파하기도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논란은 글로벌 제약·바이오사 일라이릴리와 펩트론의 공동연구가 종료되는 내년 말께나 판가름 날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 7일 공시한 양사 간 계약에서도 드러난다. 해당 계약은 펩트론의 장기지속형 플랫폼 기술 ‘스마트데포’의 내부 연구개발(R&D)과 후속 상업 라이선스 계약을 위한 목적으로 한정했다. 내년 말까지 유효한 R&D 성과가 없다면 본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작다는 뜻이기도 하다.
투자자들은 일단 본계약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최근 주가 흐름이 방증한다. 펩트론의 주가는 해당 공시 이후 5만 200원(이하 종가 기준)에서 한 때 신고가를 기록하며, 지난 17일 10만원도 사상 처음으로 돌파했다. 시가총액도 2조원을 넘어서며, 코스닥 ‘톱20’로 올라섰다.
근거도 있다. 전문가들은 계약상 ‘을’의 입장으로서 펩트론이 말을 아꼈지만, 핵심 키워드는 제시했다고 판단한다. 계약의 내용에 포함된 공동연구 범위가 근거다. 양사는 스마트데포를 일라이릴리가 보유한 ‘펩타이드 약물들’에 적용하는 R&D를 진행하기로 했다. 비만치료제에 대해 한정한 것이 아니라 일라이릴리의 또 다른 ‘캐쉬카우’(현금창출원)인 당뇨치료제 등 다양한 부문에서 협력 가능성을 남긴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복수의 약물에 대해 이 같은 계약을 맺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라며 “당초 일라이릴리도 지난해 펩트론의 기술을 검토할 당시만 해도 한정적인 부분에서만 협력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어 “1년 넘는 기간 스마트데포의 기술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플랫폼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본 것이다”라며 “실제 본계약까지 이뤄진다면 펩트론의 회사 가치는 코스닥 시총 ‘톱5’에도 충분히 들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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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계약 성사되면 기술수출 잇따를 전망
일라이릴리와 펩트론의 본계약이 성사되면 스마트데포에 대한 기술수출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가뜩이나 탐내고 있던 기술이 글로벌 제약·바이오사가 인증까지 하면서 신뢰도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플랫폼으로 ‘확장성’이 빛을 발하게 된다는 의미다. 스마트데포를 적용하면 일주일 정도 약효를 유지하는 제품도 수개월까지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스마트데포를 둔 글로벌 제약·바이오사 간 경쟁은 이번 계약에서도 치열했다. 일라이릴리가 글로벌 제약·바이오사 노보노디스크와 경쟁 끝에 성사했다. 노보노디스크가 먼저 펩트론에 접근했으나, 양사 모두 단독 계약을 원하면서 일라이릴리로 최종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펩트론은 일라이릴리 외에도 다수 글로벌 제약·바이오사와 스마트데포에 기반한 신약 공동개발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 독일, 벨기에, 일본, 스위스 소재 기업들이다. 이들 기업 모두 글로벌 20위 안에 드는 대형 제약·바이오사로 알려졌다.
펩트론 관계자는 “대부분 비밀유지계약(CDA)이 있어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선 밝힐 수 없다”면서도 “스마트데포에 대한 글로벌 제약·바이오사들의 관심이 추가 계약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비관론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일라이릴리와 계약이 틀어지면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 펩트론의 올해 상반기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44억 원에 불과하다. 이 같은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자금 조달에 나섰다. 1200억 원 중 신공장 건립에 650억원, 회사 운영에 550억원을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자금 조달이 성공적으로 이뤄져도 R&D 투자 등으로 매년 15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내는 상황이라, 자체 매출 확보도 시급한 상태다. 펩트론의 최근 3년 매출은 66억원에서 58억원, 3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펩트론 관계자는 “스마트데포 기술을 적용한 첫 상용화 제품 ‘루프원’(1개월 지속형 전립선암 및 성조숙증 치료제)의 국내 품목허가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이밖에도 위탁개발생산(CDMO) 등으로 안정적 성장의 토대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