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BB급 이슈어는 지난 4월까지 매달 공모 발행 시장을 찾아왔다. △1월 SLL중앙(BBB) △2월 HL D&I한라(BBB+), 두산에너빌리티(BBB+) AJ네트웍스(BBB+), 두산퓨얼셀(BBB) △3월 한진칼(BBB+), 중앙일보(BBB) △4월 한진(BBB+), 효성화학(BBB+) 등이다.
최근 들어 BBB급 이슈어들은 공모시장 아니라 사모시장을 통해 회사채를 발행하는 추세다. 통상 사모시장은 공모시장보다 조달금리가 높지만, 오히려 BBB급에게는 조달금리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BBB급 회사채의 경우 하이일드(투기등급 회사채) 펀드가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위험·고수익 상품인 하이일드 펀드는 비우량 채권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다. 공모펀드 기준 국내 채권에 60% 이상 투자하고, 이 가운데 신용등급 BBB+ 이하가 45% 이상이다. 의무 투자 요건에 따라 비우량채가 편입돼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물량 확보가 어려워 시장에서 빠르게 소진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중앙일보는 최근 4년 만에 사모 회사채를 찍었다. 지난 3일 1.5년 단일물을 총 5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금리는 연 6.5% 수준이다. 해당 금리 수준은 지난 3월 발행한 공모채 금리 수준(7.4%)보다 90bp(베이시스포인트·1bp=0.01%포인트) 낮다.
앞서 한진칼도 사모시장에서 공모시장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한진칼은 지난 3월 공모채 2년물 총 500억원 규모 발행에서 연 4.2%로 조달금리를 확정 지었다. 이후 4월 사모채 발행에서는 1.5년물 160억원 연 3.9%, 2년물 140억원 연 4.1% 등으로 보다 유리한 금리 조건으로 자금조달에 성공했다.
다만, 종목별 투자심리 차별화는 지속될 전망이다. 오는 6월 HL D&I한라는 공모시장을 통해 6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로 인해 기관투자자로부터 건설채가 외면을 받고 있어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물량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총액 인수 확약을 맺은 주관사가 HL D&I한라 회사채를 전부 인수한 다음 높은 금리 수준을 앞세워 리테일 고객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발행사 입장에서는 공모든 사모든 유리한 조건에서 자금조달 전략을 세운다”며 “하이일드 펀드 자금이 BBB급에 몰리면서 유리한 조건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