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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의 펀드 결성 수 및 규모를 보면 그 차이는 더 두드러진다. 지난 2018년 유럽 신생 운용사들은 45개 펀드를 통해 57억유로(약 8조1113억원)를 조달했고, 2019년엔 56개 펀드를 통해 94억유로(약 13조3766억원)를 조달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20년에는 결성 규모가 대폭 떨어지긴 했으나 43개 펀드를 통해 25억유로(약 3조5576억원)를 조달하는 등 두 자릿수의 펀드 결성 건수만큼은 유지했다. 이후 2021년엔 46개 펀드를 통해 80억유로(약 11조3706억원)를 조달하며 다시 기지개를 켜기도 했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한 올해 관련 규모는 지난해 대비 뒷걸음질쳤다. 시장 유동성이 줄어들자 특색있는 운용 전략으로 LP들의 투자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도울 수 있는 신생 운용사들에 출자가 주로 이뤄졌다.
실제 올해 펀드를 결성한 8곳은 모두 특정 분야 혹은 지역에 특화된 펀드를 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초점을 맞춘 투자 운용 전략을 앞세웠고, 산업별로는 수경(水耕)재배와 푸드테크와 에너지, 소프트웨어, 생명과학 등으로 나뉘었다.
이번에 유럽에서 가장 많은 자금을 끌어모은 곳은 영국 기반의 CGE파트너스다. 회사는 지난 4월 7억유로(약 9967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했다. ESG에 초점을 맞춰 유럽 전역의 에드테크, 핀테크, 생명공학, 컴플라이언스 등 분야의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3개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로 LP 마음을 사로잡은 곳도 나왔다. 독일 기반의 푸드테크 전문 운용사인 진티너스는 유럽과 아시아, 미국 전역에 걸쳐 푸드테크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워 1억5000만유로(약 2133억원)를 조달했다. 해당 펀드는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테크스타를 공동 설립한 인물과 영국계 운용사 퍼미라에서 장기 근속한 인물이 운용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히나 인기를 끌었다. 이 밖에 독일 기반의 투자사인 플렉스캐피털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특화한 1호 펀드(1억2600만유로)를, 아이슬란드 기반의 IS하프피아바우르는 수경재배 분야에 특화한 92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피치북은 “특정 분야에 집중하는 이러한 펀드들은 블라인드펀드 대비 광범위한 투자가 제한되지만,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려는 LP들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다”며 “특히 수익률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투자’에 대한 글로벌 LP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ESG 측면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앞서있는 유럽 기반 운용사들이 자금을 조달하기 용이한 시기로 볼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