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긴축 공포감 못 꺾은 미 고용보고서…다우 0.6%↓

김정남 기자I 2023.07.08 05:01:35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장중 혼조를 보인 끝에 결국 하락 마감했다. 예상보다 적게 늘어난 고용보고서를 두고 시장이 혼재된 반응을 보이면서다. 신규 고용 규모가 작아진 것은 시장에 긍정적이지만, 연방준비제도(Fed)의 공격 긴축을 막을 수 있을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사진=AFP 제공)


7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55% 하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28% 내렸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13% 떨어졌다.

3대 지수는 개장 전 나온 고용보고서를 장중 내내 소화하며 움직였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 신규 고용은 20만9000개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4만개)를 하회했다. 지난 2020년 12월 이후 2년반 만에 월 일자리 증가 폭이 가장 작았다. 올해 상반기 월 평균 증가 폭(27만8000개) 역시 크게 밑돌았다. 노동시장 과열 우려가 높아진 와중에 일단 한숨 돌린 것이다.

월가는 전날 민간 고용정보업체 ADP가 공개한 지난달 민간 부문 고용이 49만7000개 급증하면서 노동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가 컸다. 노동시장이 뜨거우면 연준의 추가 긴축이 더 가팔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날 보고서는 예상을 밑돌면서 우려는 그나마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월가 한 뮤추얼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경기 연착륙 가능성에 조금이나마 힘을 실어준 보고서”라며 “너무 강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약하지도 않았다”고 해석했다. 3대 지수가 장중 한때 모두 반등한 것은 이같은 관측이 바탕에 있다.

그러나 임금 상승 속도가 예상을 웃돌았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했다. 지난달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4% 증가했다. 1년 전과 비교한 상승률은 4.4%로 나타났다. 높은 임금 상승세는 인플레이션의 주범으로 여겨진다. 아울러 실업률은 전월(3.7%)보다 낮은 3.6%로 집계됐다. 사실상 완전고용 수준이다. 연준이 1년여간 기록적인 강경 긴축을 이어 왔음에도 노동시장은 식지 않고 있는 것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앤드루 헌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이 마침내 현저하게 완화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면서도 “임금 상승의 하향세가 정체하고 있어 연준의 이번달 금리 인상을 막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5.25~5.50%로 25bp(1bp=0.01%포인트) 올릴 확률을 92.4%로 보고 있다. CIBC의 캐서린 저지 선임이코노미스트는 “고용 증가 폭이 줄어든 것은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임금 상승 압력이 지속하고 실업률이 하락해 연준은 금리를 인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달과 오는 9월 FOMC 때 두 차례 연속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뉴욕채권시장에서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이른 오전 5.030%까지 올랐다가, 오전 8시30분 예상보다 약한 고용보고서가 나온 이후 4.752%까지 내렸다. 다만 그 이후 임금 상승률, 실업률 등을 소화하면서 4.9% 안팎에서 움직였다. 여전히 올해 들어 가장 높은 레벨이다.

근래 강세장을 이끌었던 주요 빅테크주는 약세로 기울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모회사), 테슬라,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등의 주가는 모두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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