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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감염으로 나타나는 사마귀 [김수영 교수 피부칼럼]

노희준 기자I 2022.01.30 00:05:00

김수영 교수의 마카롱보다 달콤한 피부 이야기

진료실에서 흔히 만나는 피부 질환에 대해 매주 다룰 예정입니다. 피부 질환에 대한 정보가 많지만 환자분들이 궁금해하시는 점을 위주로, 과학적인 근거를 곁들여 유익하고 재미있는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피부과 전문의가 해설해주는 피부 질환 칼럼을 읽고 독자 여러분 모두 건강한 피부를 가지시기를 희망합니다

[김수영 순천향대서울병원 피부과 교수] 사마귀 (wart, verruca)는 사람 유두종 바이러스 (Human papilloma virus, HPV) 감염으로 피부 및 점막이 증식하여 발생하는 질환이다. 사마귀는 노출부위인 손, 발, 다리, 얼굴에 주로 발생하며 성접촉을 통해 성기에도 발생한다. 사마귀는 임상양상과 발생부위에 따라 보통사마귀, 편평사마귀, 손발바닥 사마귀, 성기 사마귀로 분류한다. 최근에는 감염부위와 병변 모양에 따라 원인이 되는 HPV 유전자형이 많이 밝혀졌다.

보통사마귀 (Common wart) 는 사마귀 중 가장 흔한데 표면이 거칠고 융기되어 있으며 다양한 크기의 구진이 손등이나 손톱 주위에 발생하거나 얼굴, 입술, 코에 생긴다. 5~20세에 잘 생기고 성인이 되면 발생률도 낮아지고 병터의 개수도 2-3개로 줄어든다.

한편 손발바닥 사마귀 (Palmoplantar wart)는 주로 HPV1형에 의해 발생하며, 그 외 HPV 2, 4, 27, 29 형에 의해 발생한다. 발바닥 사마귀는 체중에 눌려서 티눈처럼 피부 속으로 파고들어 딱딱한 결절 구진으로 나타나고 걸을 때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 환자들이 티눈으로 오인할 수 있다.

발바닥 사마귀와 티눈을 감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사마귀는 병터를 누를 때보다 옆에서 잡을 때 통증이 더 심하며, 또한 사마귀는 신발이 닿는 부위나 체중이 실리는 부위와 상관없이 생길 때가 많고, 여러 병터가 모여 있거나 옮기는 경향이 있다. 중요한 감별 포인트는, 표면의 각질을 깎아냈을 때 티눈은 투명한 각질핵이 나타나는 반면, 여러 개의 까만 점들이 딸기씨처럼 보이거나 점상출혈이 생기면 사마귀로 진단할 수 있다. 이는 혈전증이 있는 모세혈관들이 검은 점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사마귀의 특징이다.

성기사마귀의 원인 역시 HPV 인데 자궁경부암 발생과의 관련성에 따라 저위험군인 HPV 6, 11 형과 고위험군인 HPV 16, 18, 31, 33-35 형 등으로 나뉜다. 성기사마귀는 흔한 성전파 질환으로써 대개 성관계 2-3 개월 후 피부 병변이 나타난다. 남성의 음경, 항문 주위와 여성의 외음부, 자궁경부, 회음부 및 항문에 잘 나타난다. 초기에는 윤기가 나는 작은 구진으로 시작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구진이 모여 산딸기나 닭볏모양의 판으로 나타난다. 성기사마귀는 전염력이 강해 한 번의 접촉으로 약 50% 가 감염될 수 있다. 특히 고위험 HPV 에 의한 성기사마귀 감염 시 자궁경부암으로 발생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배우자에 대한 철저한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

편평사마귀는 주로 HPV 3, 10, 28, 49 형에 의해 발생하며, 일반적으로 2-4mm 정도 크기의 표면이 편평한 작은 구진으로 나타나며 합쳐져 불규칙한 판이 되기도 한다. 편평사마귀는 이마, 턱, 코, 입 주위와 몸통에 잘 발생하며 긁은 자국을 따라 자가접종 되어 선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사마귀의 치료는 결국 사마귀 병터를 효과적으로 파괴하는데 있다. 보통사마귀 또는 손발바닥 사마귀에 각질용해제나 5-플루로우라실 (5-FU) 연고 도포는 가장 먼저 시도되는 방법이다. 냉동치료는 -195‘C의 액체 질소를 수 초간 분사하거나 직접 접촉하는 방식으로 사마귀 병터를 얼리고 녹이는 과정을 수 차례 반복하는 치료로 보통 2-4주 간격으로 여러 번 시술이 필요하다. 전기 소작법과 레이저도 흔히 사용되는 간편한 방법이나 재발률이 높은 것이 단점이다. 성기사마귀는 이미퀴모드 연고 도포, 수술적 절제, 전기지짐술, 또는 레이저 제거술로 치료한다.

사마귀는 미용상의 이유뿐 아니라 발바닥에 발생한 경우 걸을 때 불편을 초래할 수 있고 자가접종으로 병변이 번지거나 다른 사람에게 옮길 수 있어 치료하는 것이 권장된다. 성기 사마귀의 경우 배우자에게 전파 위험이 높고 자궁경부에 발생한 사마귀는 악성으로 변할 수 있어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가 필요하다. 병변이 작을수록 치료가 용이하기 때문에 사마귀가 의심된다면 조기에 병원에 내원하여 치료 받을 것을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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