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 이날 우리 군의 SLBM 시험발사 성공을 극찬하며 “미사일 전력 증강이야말로 북한 도발에 대한 확실한 억지력이 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북한은 앞서 이날 우리 군의 SLBM 시험발사 직전에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심야 담화에서 “남조선 보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우리의 미사일 전력은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기 충분하다’는 부적절한 실언을 했다고 한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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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부장의 이번 비난 담화는 남북이 서로 무력시위를 주고받은 뒤 나온 발언이다. 우리 군이 서해상에서 SLBM 시험 발사를 한 이날, 북한도 앞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쐈다. 특히 문 대통령의 관련 발언이 나온 지 약 4시간 만에 담화로, 우리 측 정부 반응을 예의주시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부장은 “대통령까지 나서서 (상)대방을 헐뜯고 걸고 드는데 가세한다면 부득이 맞대응 성격의 행동이 뒤따르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북남(남북)관계는 여지없이 완전 파괴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그것(남북관계 완전 파괴)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해 여지를 남겼다.
김 부부장은 문 대통령을 직격하면서도 예전과 달리 ‘대통령’이란 호칭을 정중하게 붙였다. 북한은 통상 담화에서 남한 대통령을 지칭할 때 ‘남조선 당국자’라는 표현을 사용해왔다.
특히 북한이 지난 11~12일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발사에 이어 이날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쏜 것에 대해서는 남측의 국방중기계획과 다를 바 없다며 도발은 억측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당대회 결정 관철을 위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5개년계획의 첫해 중점과제수행을 위한 정상적이며 자위적인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번의 무력시위가 그 누구를 겨냥하고 그 어떤 시기를 선택해 도발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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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전문가들은 이번 김여정의 담화를 두고 우리 측의 SLBM 시험발사 성공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아슬아슬한 남북관계의 현주소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추가 도발 가능성도 거론한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는 일단 자신들의 당대회 관철을 위한 무기체계개발을 지속해야 하는 만큼, 남측으로부터의 도발 규정이나 비난 목소리를 통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면서도 “이는 역설적으로 연속적인 추가적 군사행동 가능성을 예고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무진 북한 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북한의 무기실험은 도발이라 칭하는 이중잣대에 대한 경고적 메시지로, 다만 과거 김여정 담화와 비교해 볼 때 상당히 정제됐다”며 남측과 소모적인 긴장과 대립을 원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충남 태안군 국방과학연구소에서 SLBM 잠수함 발사시험을 참관한 후 “오늘 우리의 미사일전력 발사시험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 것이 아니라 우리 자체적인 미사일전력 증강계획에 따라 예정한 날짜에 이루어진 것”이라며 “여러 종류의 미사일 전력 발사시험의 성공을 통해 우리는 언제든지 북한의 도발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억지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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