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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호 국전약품 대표는 7일 이데일리와 만나 “매출 비중이 컸던 콜린알포서레이트, 로수바스타틴, 프레가발린 등 기존 품목들이 실적을 주로 견인했다. 여기에 신규 원료의약품인 시타글립틴염산염, 도베실레이트칼슘, 빌베리건조엑스 등이 추가되면서 매출 성장세가 컸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확산으로 연말 매출 성장폭이 더 커질 전망이다. 국전약품은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의 2차 치료제인 테트라사이클린 계열 약물 독시사이클린 원료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홍 대표는 “최근 독시사이클린 원료 주문량이 폭주하고 있다. 대부분은 중국에서 원료를 들여와 완제를 생산하지만 우리는 유일하게 국내에서 원료를 생산하고 있다”며 “2021년에 한 차례 수급 불균형 문제가 있어서 넉넉하게 재고를 쌓아놓은 덕분에 현재 주문량을 처리하는 데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질병청이 6일 연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 감염증 전문가 회의에 참석한 한 전문가는 “1차 항생제로 치료가 안되는 내성 폐렴인 경우 2019년 대한소아감염학회와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에서 만든 ‘소아 마크로라이드 불응성 중증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치료 지침’을 참고해 2차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지침을 보면 ‘테트라사이클린제 또는 퀴놀론제 중 치료의 이득과 위해를 고려하여 약제를 선택할 것을 권고한다’고 돼 있다. 테트라사이클린 계열 항생제의 대표적인 제제가 독시사이클린이다.
국전약품은 중장기 성장 동력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항암제 시장 진출을 위한 합작법인을 세우면서 원료의약품 회사에서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는 설명이다. 국전약품은 지난달 나노 약물전달시스템 연구개발 회사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와 합작법인인 케이에스바이오로직스(KSBL)를 설립했다. 나노항암제 제네릭 개발과 대량생산을 주력 사업으로 정했다.
KSBL의 첫 생산 제품은 ‘아브락산’ 제네릭(SNA-001)이다. 아브락산은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이 판매 중인 1세대 세포독성 항암제로, 연 매출 2조원 대 블록버스터다. 항암제 파클리탁셀에 알부민을 적용한 의약품이다. SNA-001은 파클리탁셀에 인혈청 알부민(human serum albumin)을 약물전달 시스템으로 활용해 약 전달률을 높였다. 현재 국내에서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아브락산의 주요 적응증은 췌장암인데, 이에 대한 특허는 2026년 만료된다.
KSBL은 특허 만료 시점인 2026년부터 상업화를 위한 생산을 시작하고 이르면 2027년부터 수출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일본과 유럽 시장에 조기에 진입해 2028년 219억원, 2030년 545억원, 2032년 1007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국전약품은 KSBL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장기 매출 동력을 확보했다고 보고 있다.
그 동안 아브락산은 제조공정 과정에서의 안정성(Stability)이 좋지 않아 상업화가 어렵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전 세계에서 대량생산이 가능한 곳은 2~3곳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는 다년 간 연구 끝에 전 세계에서 알부민을 대량생산을 할 수 있는 회사다. KSBL은 이 기술을 이전받아 상업화를 준비 중이다.
홍 대표는 “현재 아브락산은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다. 그래서 각국에서 제네릭 개발을 장려하고 있다”며 “아브락산은 항암표준요법에서 1차 처방에 사용되며 최근 면역항암제와 표적항암제에 병용 처방이 되고 있다. 다양한 적응증을 타깃으로 한 병용 처방 임상도 전 세계적으로 200여 건에 달하는 만큼 시장은 점점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KSBL은 이밖에도 리포솜을 적용한 비마약성 진통제 제네릭도 개발하고 있다. 미국 제약사가 개발한 리포솜 제형 제품의 제네릭 후보물질 ‘SNL-XXX’는 2025년 임상 1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오리지날 제품은 국내에 진출하지 않은 상황인데, 오리지널보다 먼저 한국에 제네릭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예상 생산 시점은 2027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