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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현대약품은 경구용(먹는) 제2형 당뇨치료제 ‘HD-6277’의 국내 임상 2a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약품은 유럽(독일)에서 HD-6277의 임상 1상이 완료됐다.현대약품은 HD-6277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2상 승인을 받은 상태다.
HD-6277은 지단백질결합수용체(GPR) 40 작용제를 기전으로 하고 있다. 지단백질결합수용체 40은 주성분인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GLP)-1 호르몬이 체내에서 생성되도록 유도, 고혈당 상황에서 선택적으로 인슐린을 분비하도록 하는 효과를 지녔다. 약물 투여로 인한 저혈당 위험 없이 식후 혈당을 개선할 수 있다.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호르몬은 △체내 인슐린 합성과 분비 △혈당량 감소 △식욕 억제 △위장관 운동 조절 등에 관여한다. HD-6277가 치료 대상으로 하는 제2형 당뇨는 인슐린 저항성이 커져 인슐린이 분비는 되지만 포도당 내성이 생겨 혈당이 올라가는 증상이다. 제2형 당뇨는 포도당 내성이 생겨 원래 필요했던 인슐린 양보다 더 많은 인슐린을 필요하게 된다.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 대부분이 제2형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HD-6277은 저혈당 등의 부작용은 적고 1일 1회 복용으로 뛰어난 혈당 조절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진행된 유럽 임상 1상에서 HD-6277의 안전성과 효능의 우수성을 확인했다. 유럽 임상 1상 결과 HD-6277과 지단백질결합수용체(GPR) 40 작용제의 선행물질(TAK-875)에서 나타났던 간독성이 HD-6277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현대약품은 HD-6277을 임상 1상에서 정상인에게 단회 또는 반복 투여 시에 따른 안전·내약성도 확인했다.
현대약품은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치료제의 확장성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작용제는 체중 감량 효과가 탁월해 비만 치료제로도 주목받고 있다.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유사체로 허가 받은 세계 최초 비만치료제 삭센다가 대표적인 사례다. 노보 노디스크에 따르면 삭센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52% 증가한 107억크로네(약 2조원)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의 심혈관 질환 확대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경영 실적 개선에 따라 연구개발비도 증가
현대약품은 당뇨병 치료제 HD-6277의 개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당뇨병 치료제를 포함한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 수용체 작용제의 세계 시장 규모는 2022년 234억달러(약 32조원)에서 2028년 729억달러(약 98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대약품은 파이프라인에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앞서 임상 3상에서 사실상 통계적 유의성 확보에 실패한 치매치료 복합제 ‘BPDO-1603’의 개발 비용을 손상처리한 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현대약품의 연구개발비(R&D) 투자는 확대되고 있다. 현대약품의 올해 상반기 누적 연구개발비는 51억원으로 전년동기(36억원) 대비 약 42% 증가했다. 경영 실적이 개선되면서 연구개발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 셈이다.
현대약품은 지난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 1627억원, 영업이익 8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16.4% 증가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흑자전환했다. 현대약품의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877억원, 5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4%, 13.5% 증가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매출은 사상 최대 실적 경신이 유력하다. 현대약품의 올해 상반기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232억원에 이른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HD-6277의 추가적인 임상 결과는 학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밝힐 예정”이라며 “연구개발 활동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