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멥스젠 대표 “생체조직칩 약물 평가시장 글로벌 선도”

김진호 기자I 2023.09.08 09:40:34

생체조직칩 전문 '멥스젠', 'MEPS-BBB' 등 3종 기보유
내년 생체조직칩 제품 5종 추가 계획...자동화 장비 'MEPS-AMS'도 11월 출시
김용태 대표 "주요 기업 6곳...멥스젠 기술력 최상위 수준"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 “생체조직칩에 기반해 대규모 약물 실험을 가능하게 만들 자동화 장비 ‘MEPS-AMS’를 11월에 한국에서 출시할 계획입니다. 유럽에서는 12월, 미국을 포함한 북아메리카(북미) 지역에서는 내년 1~2월경에 해당 제품을 내놓을 겁니다. 각국에서 생체조직칩의 활용 범위나 효용성을 입증해 본격적으로 개화할 생체조직칩 산업을 이끄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1일 이데일리와 만난 김용태 멥스젠 대표는 “약물의 독성이나 효능 평가를 위한 ‘미세생리시스템’(MPS) 분야에 포함되는 생체조직칩 관련 기업은 세계적으로 100여 개이 있다”며 “하지만 기술적으로 비교적 경쟁력있는 기업은 사실상 5~6개뿐이며, 그중 한 곳이 멥스젠이라고 자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용태 멥스젠 대표.(제공=김진호 기자)


김 대표는 2019년 생체조직칩 및 나노입자 기반 약물전달플랫폼(DDS) 전문 기업 멥스젠과 미국법인 ‘멥스제너스’를 각각 설립했다. 그는 미국 카네기멜론 기계공학과에서 ‘미세 칩 내 개구리 배아 조직 연구’로 2011년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코크암센터 로버트 랭거 교수 밑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나노입자 및 약물전달 관련 기술개발 연구 등을 수행했다. 모더나의 창업자로 알려진 랭거 교수는 지분투자를 통한 멥스젠의 공동창업자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생체조직칩 사업과 나노입자 DDS 및 의약품 개발사업 등을 진행해보고자 멥스젠을 설립했고, 두 가지를 사업을 동시에 진행해 왔다”면서 “최근에는 생체조직칩으로 일정 궤도에 오르는 것을 최우선하는 전략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까지 생체조직칩 5종 추가, ‘MEPS-AMS’와 시너지도”

지난달 초 유럽 연합(EU) 집행위원회가 동물실험의 단계적 폐지를 선언했다. 지난해 12월 미국 바이든 정부가 동물 실험 없이도 신규의약품을 허가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이같은 조치로 인해 동물실험 대신 약물의 독성과 효능 평가에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것이 MPS이며, 그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오가노이드나 생체조직칩이 거론된다.

김 대표는 “오가노이드와 생체조직칩이 재현성이나 모사도 측면에서 장단점이 있고, 향후 두 기술이 결합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의약품개발 과정에서 규제 조건에 맞추려면 재현성 등이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약물 평가 관련 생체조직칩 분야의 규제안이 먼저 마련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오가노이드는 만들때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생체조직칩은 일관되게 만들수 있어 의약품 개발에 실질적으로 적용되기 더 적합하다는 의미다.

멥스젠은 △3차원(3D) 혈액뇌관문(BBB) ‘MEPS-BBB’ △2D 혈관상피벽 ‘MEPS-VEB’ △ 3D 신생혈관 ‘MEPS-ANG’ 등 3종의 생체조직칩 제품을 2021년 8월부터 국내외에서 출시한 바 있다. 회사 측은 내년까지 신장과 폐, 피부, 간, 뇌신경혈관 등을 모사하는 신규 생체조직칩 5종을 추가로 내놓으려는 중이다.

김 대표는 “연구 단계에서 쓸 생체조직칩 제품은 출시를 위해 특정 규제 절차를 거치진 않는다. 기술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내놓을 수 있다”며 “우리가 원하는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MEPS-BBB를 만드는 데 4.5년이 걸렸다. 요소가 많아 쉽게 따라잡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생체조직칩 분야 주요 기업은 현재 멥스젠을 비롯해 미국 ‘에뮬레이트’(Emulate)와 네덜란드 ‘미메타스’(Mimetas), 영국 ‘씨엔바이오’(CN Bio), 독일 ‘티슈스’(Tissuse) 스위스 ‘인스페로’(Inphero) 등 6개 정도다. 김 대표는 “업력 12년 정도인 에뮬레이트를 제외하면 주요 기업들이 멥스젠과 마찬가지로 5~6년 차에 접어든 신생 바이오텍이다”며 “회사 자체 평가로는 오랜 연구력이 집약된 우리 제품이 에뮬레이트의 제품 이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외부 평가를 통해 그 효용성을 제대로 인정받고자 이달 1일부터 오송의 생명공학 관련 정부 연구기관 등에서 우리 제품의 재현성을 분석하고 그 결과가 10월 말에 나오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멥스젠은 자사의 생체조직칩 제품과 호환되는 자동화 장비 ‘MEPS-AMS’를 11월에 출시할 계획이다. MEPS-AMS에 MEPS-BBB과 이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세포 등의 요소만 넣어주면, 정해진 프로토콜대로 자동화 생산이 가능해져 연구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김 대표는 “3종의 생체조직칩 제품을 출시한 뒤 2년 동안 연매출은 2억원 수준에 그쳤다. 코로나19 여파로 백신 이외에 신약개발에 대한 시도가 적었던 것이 주요한 원인이었다고 본다”며 “각종 질환에 대한 신약개발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우리 제품이 이를 충당할 만큼 다변화, 자동화될 것이다. 매출 증대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본다”고 자신했다.

멥스젠의 생체조직칩 파이프라인별 개발 로드맵.(제공=멥스젠)


◇나노의약품 개발은 후순위로...“2025년 IPO 목표”

한편 멥스젠은 생체조직칩 개발 이외에도 자체 나노 입자 DDS 기반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 ‘MG-PE3’의 동물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김 대표는 “설치류에서 MG-PE3의 실험을 마쳤고 원숭이 등 대동물 실험을 진행할 단계다”며 “미국 애브비가 MG-PE3의 추가 동물 실험을 위해 30억원 수준의 연구비 지원 의향을 보였다. 하지만 요구 조건 등을 고려할때 단독 진행을 하기로 결정하고 애브비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현재 우리 회사의 투자한 기관들도 그렇고 생체조직칩 분야에서 보다 확실한 입지를 다지는 것에 초점을 두길 원하고 있다”며 “우선 일정 수준 이상 매출을 확보하는 등 생체조직칩에 집중할 예정이다. 나노 기술 및 MG-PE3 관련 특허를 이미 확보했고, ME-PE3의 원숭이 실험 등도 여건을 마련해 차곡차곡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멥스젠은 시드투자부터 시리즈B까지 총 184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으며, 현재 시리즈 B-브릿지 투자를 계획 중이다. 김 대표는 “내년 말에 프리(PRE)-IPO를 하고 2025년 중 IPO를 시도하는 것을 목표로 회사를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용태 멥스젠 대표는...

△1999년 서울대 기계학공공학부 학사 △2001년 서울대 기계공학부 석사 △2001~2003년 현대 기아 자동차 R&D센터 연구원 △2003~2007년 삼성전자 R&D센터 선임연구원 △2011년 미국 카네기 멜론 기계공학과 박사 △2011~2013년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코크암센터 박사후연구원 △2013~현재 미국 조지아공대 기계공학부 교수 △2019~현재 멥스젠 및 미국 멥스제너스(Mepsgenus)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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