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온라인커뮤니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질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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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루마불’은 ‘아예 못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다’는 마성의 게임이다. 지난 1982년 씨앗사에서 처음 출시한 이후 2300만 세트가 팔릴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부루마불은 연두색 판 위에 놓인 전 세계 24개 도시 위에 저마다의 집을 짓고 건물을 세우는 게임이다. 주사위 두 개의 숫자의 합만큼 말을 굴리며 최대한 많은 재산을 모으기 위해 저마다 전략을 세운다.
때문에 ‘싼값에 여러 도시를 살 것인가’, ‘통행료가 비싼 도시에 올인(All In)할 것인가’의 선택지 중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
게임판 곳곳에는 말판을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는 이벤트칸 등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선 ‘황금열쇠’ 카드가 필요하다. 일종의 역전기회를 마련해주는 장치로 돈을 얻거나 잃기도 하기 때문에 어떤 황금열쇠를 뽑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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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미옥(이민지 분)에게 반한 김정봉(안재홍 분)은 병원에 입원한 그에게 ‘가고 싶은 곳 어디든 갈 수 있다’는 부루마불 황금열쇠 카드를 선물한다. 병원에 입원한 만옥에겐 꽃다발, 주스 등 어떤 선물보다도 가장 원하는 것은 ‘자유로움’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정봉이는 만옥에게 봉투 속 황금열쇠로 “어디든 데려가 주겠다”는 강한 한 방이 있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이 장면은 지금까지도 드라마 속 명장면으로 꼽히고 있다.
단순히 전 세계 도시에 집과 건물을 세우는 게임이라고 알려진 부루마불의 설계는 철저히 현실에 기반했다. 말판 위 도시들은 당시 널리 쓰이던 지표인 국민총생산(GNP) 순으로 배치됐다. 때문에 출발선을 기준으로 시작 도시인 타이베이(대만)의 땅값과 가장 뒤쪽 도시인 뉴욕의 땅값은 7배에 달한다.
게임 종료 역시 간단하다. 만약 돈을 전부 잃으면 파산으로 처리해 게임에서 탈락한다. 이후 참가자들이 차례대로 파산하고, 마지막까지 남게 되는 참가자가 게임에서 승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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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레트로 열풍은 극명하게 인식이 다른 ‘세대차이’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코로나19 사태 또한 열풍을 확대하고 있는 하나의 촉매제로 지목된다.
직장인 A(41)씨는 “이번 설에는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고향에도 못 내려갈 것 같다. 연휴 동안 아이들과 같이 하려고 부루마블을 구입했다”라며 “어렸을 때 친구들과 했던 게임인데 지금 다시 유행이 된다고 해서 신기했다. 옛 추억이 새록새록 난다. 게임 룰은 다시 한 번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주부 B(36)씨는 “요즘 레트로 게임이 유행한다고 해서 인터넷에서 부루마불을 구매했다.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나라 이름도 알려주고 돈에 대한 개념도 알려줄 수 있을 것 같더라”며 “그런데 되려 남편이랑 저랑 더 재밌어 한다. 아이들보다 더 열심히 한 것 같다”고 했다.
이러한 열풍에 대해 전문가는 어떻게 볼까. 그는 “코로나19 사태로 ‘집콕’ 생활이 늘면서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과거 정보를 더 많이 접하게 되고 그것이 다양한 피드백으로 재해석되고 있는 것”이라며 “유행에 민감하고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한국에서 레트로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