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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시각장애인의 ‘잔잔한 사랑’… 레진코믹스 ‘홍콩안마시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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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유 기자I 2018.08.26 02:00:00

총 12화로 완결, 마치 문학 콘텐츠를 보는 느낌
시각장애인 눈으로 바라본 세상, 그리고 사랑이야기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기존의 포털 웹툰과는 다른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시각장애인 정민(왼쪽)과 안마시술사 사랑. ‘홍콩안마시술소’를 이끌어가는 두 주인공이다. (그림=레진엔터테인먼트)
◇레진코믹스 ‘홍콩안마시술소’

우리 사회에서 안마시술소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크다. 단순 안마가 아닌, 성적인 불법 행위가 만연하게 이뤄지는 곳이라는 인식이 많아서다. 때문에 ‘안마시술소’라는 이름이 들어간 콘텐츠 역시 비슷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레진코믹스의 ‘홍콩안마시술소’ 역시 첫 이미지는 비슷하다. 웹툰 제목에 안마시술소가 들어간만큼 처음엔 성인용 작품의 냄새를 풍겼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분위기는 정반대. 성적인 콘텐츠가 아닌, 지극히 서정적인 스토리로 독자들의 감성을 채워주는 웹툰이었다.

레진코믹스의 ‘홍콩안마시술소’는 시각장애인 안마사 정민에게 찾아온 사랑을 다룬 작품이다. 시각장애인 정민은 홍콩안마시술소에서 숙식을 하며 손님들에게 안마를 제공한다. 이 곳은 다른(?) 행위를 하는 여성 안마사들도 있다. 정민은 여성 안마사들을 기다리는 손님들은 사전에 간단히 안마해주는 역할을 한다. 눈이 보이지 않는 정민은 손님들에게 여러 이야기를 듣는다. 간단한 말로 손님들을 위로하면 그의 일은 끝이다.

이런 정민에게 같은 곳에서 근무하는 여성 안마사 사랑이 찾아온다. 사랑은 가명. 정민은 사랑을 처음 만난 날 긴장한 나머지 ‘안마 해드릴까요’라는 엉뚱한 말을 하게 된다. 정민은 사랑의 숨소리, 발소리, 머리 냄새, 귤 껍질 냄새로 그녀가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사랑 역시 영혼이 맑은 정민을 보고 자신의 빈자리를 조금씩 채워나간다. 정민과 사랑은 이후 함께 식당에서 밥을 먹거나 라디오에 신청곡을 보내거나 믹스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

하지만 어느 날 찾아온 불청객으로 인해 두 사람의 행복한 시간은 끝이 난다. 이 사람은 사랑의 옛 연인으로 추정되는 인물로 사랑의 과거를 알고 있다. 결국 두 사람이 만나면서 일이 생겼다. 불청객은 사랑을 우발적으로 죽이게 된다. 고향도 이름도 모르는 사랑의 죽음은 달리 보면 덮어버리기에도 손 쉬운 일. 안마시술소 직원들은 이를 은폐하려한다. 하지만 정민에게 사랑의 존재는 다르다. 정민은 끝까지 세상에 돌아오지 못할 사랑을 기다리며 자신만의 사랑을 이끌어간다. 그렇게 이 웹툰은 잔잔하게 끝이 난다.

‘홍콩안마시술소’를 그린 성준 작가는 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스토리를 전개한다. 이 웹툰은 절제된 글과 그림으로 한 편의 책을 읽은 듯한 느낌을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독자들에게 긴 여운을 남기게 하는 매력이 있다. 길지도 않은 12편으로 완결된 이 작품은 기존 웹툰들과는 결이 다른 매력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말풍선을 기존 웹툰들과 달리 책 글귀처럼 배치한 시도는 일부 독자들에겐 다소 불편할 수도 있다. 어떤 인물이 어떤 얘기를 하는지 헷갈리는 측면이 있다. 형식상의 불편함은 있지만 ‘책 같은 웹툰’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새로운 시도인만큼 참신하다는 평가다.

사랑과 정민은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들을 서로를 통해 충족시켜간다. (그림=레진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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