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업체가 이번 전시회에 들고나온 제품은 저온 플라스마 살균기. 뇌나 복강경 수술 등을 할때 사용하는 장비나 기구를 저온으로 살균하는 제품이다. 대당 단가가 5000만원에서 2억원에 달하는 고가품이다. 휴먼메디텍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세계적으로 저온 플라스마 살균기를 생산할 수 있는 단 2개 업체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한 업체는 세계적 다국적 기업인 존슨&존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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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에서 만난 고중석 휴먼메디텍 회장은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같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은 우리에게 유리하게 돌아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고 회장의 자신감은 자사 제품이 경쟁사 대비해 품질은 뒤지지 않으면서도 ‘사용자 편리성’이 뛰어나다는 데 근거한다. 이 분야 특허도 20여개를 보유할 정도로 기술력도 만만찮다.
실제로 지난 8월 두 회사 제품을 모두 사용해 본 일본 도쿄에 있는 한 유수대학의 의과대학 원장은 “여러 달 두 회사 제품을 사용해본 결과 휴먼메디텍의 제품이 존슨&존슨 것보다 품질과 사용 편의성 면에서 우수하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조만간 일본 의과대학 협회에서 이 내용을 정리해 보고서로 발표하겠다”고 고 회장에게 연락하기도 했다. 이미 일본 도쿄대 의대병원에서도 이 회사 제품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일본내에서는 인정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서울대병원, 세브란스 병원 등 상당수 대형 병원들이 이 회사 제품을 쓰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존슨&존슨에 비하면 휴먼메디텍은 여전히 ‘다윗’ 수준이다. 지금까지 존슨&존슨이 판매한 저온 플라스마 살균기는 모두 2만3000여대. 휴먼메디텍은 1800여대에 불과하다. 세계 시장 점유율 또한 존슨&존슨이 무려 97% 가량을 차지하면서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나머지 3%는 휴먼메디텍의 몫이다.
세계 시장 규모가 4조~5조원 가량임을 감안하면 휴먼메디텍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한 셈이다. 특히 최근들어 이 분야 시장 규모가 매년 100% 가량 성장할 정도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고 회장은 미대를 졸업하고 중견 패션업체를 운영하다 14년 전에 뭔가 인생에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각오로 이 분야에 과감하게 뛰어든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다. 올해로 11년째 제품 전시를 위해 메디카를 찾았다는 고 회장은 “경쟁에서 이기는 것보다 사용자에게 더 큰 도움을 주는 제품을 만드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