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각네 야채가게’로 잘 알려진 이영석 창업자 겸 대표. 지금은 잘나가는 사업가로 인정받고 있지만 고교 학창시절에는 싸움에 이골이 난 소위 ‘일진’이었다. 쌈박질로 정학도 여러 차례 당할 정도로 학교에서는 담임 선생님 속을 가장 많이 썩였던 문제 학생 출신이다.
그러던 그가 야채가게라는 사업 아이템을 성공시키면서 지금은 일약 대한민국 청년창업을 상징하는 대표 아이콘으로 우뚝섰다.
“한번 뿐인 인생, 즐겁고 재미있게 살자.” 이 대표는 야채가게로 성공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을 자신의 인생 철학에서 찾았다. 이 인생관이 마침내 야채가게 사업과 어우러지면서 우연찮게 창출해낸 ‘펀 경영’이 고객들로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게 된 것이다.
“야채를 파는 가게들을 들를 때마다 장사하는 사람들의 표정이 그다지 밝지 않더라. 그걸 보면서 야채 가게를 처음 시작하면서 나 자신에게 다짐한 게 있다. 상품이 아니라 즐거움을 팔자. 손님을 즐겁게 해 대한민국에서 야채를 팔면서 팁을 받는 최초의 야채가게가 돼보자.”
이 대표의 퍼니지먼트(Fun+Management)는 이렇게 “고객을 즐겁게 하겠다”는 자기와의 단순한 약속에서 시작됐다. 이 대표는 16년 전인 지난 1998년 서울 대치동에서 야채가게 문을 처음으로 열었다. 이후 총각네 야채가게라는 브랜드가 국내 ‘펀 경영’의 대명사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국내 대표적인 야채 매장으로 탄탄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울, 경기도를 중심으로 모두 50개의 매장이 총각네 야채가게라는 상호를 달고 성업 중이다.
“하늘은 너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네가 하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그러면 세상은 아름다워 질 것이다.”
이 대표가 고교 3학년 때 말썽을 일으키고 정학을 받아 우울한 날을 보내고 있을 때 담임 선생님이 해준 충고다. 당시 담임 선생님의 말씀을 듣는 순간 온몸에 찌릿한 전율이 오면서 정신이 번쩍 들더란다. 그때부터 이 대표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선생님 충고대로 내 뜻을 받아주지 않는 하늘을 원망하기보다, 내가 먼저 하늘을 이해하고 알아주니 그 다음부터 마음이 이상하게 너무도 편해지더라. 그때부터 어떤 일을 하더라도 불평하기보다는 행복한 마음으로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즐기는 인생을 살기 위해 대학도 레크리에이션 학과를 갔다. “나 자신의 인생도 즐기면서 남을 즐겁게 해주는 방법을 체계적으로 배우기 위해 레크리에이션 학과만큼 나은 게 없어 보였다.” 그래서 그는 24년 전 당시 전국에 유일하게 이 학과가 개설돼 있던 서일대학교를 선택했다.
이후 야채가게를 시작하면서 이 대표는 자신은 물론 남까지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자신의 꿈을 ‘퍼니지먼트(Funagement)를 통해 현실로 풀어나가고 있다. 총각네 야채가게를 펀 경영의 대표주자로 만든 일등공신으로는 매장 내 재미있는 POP 문구사용 전략과 특정일마다 이에 걸맞는 매장 연출이 손꼽힌다.
‘이문세가 젤로 좋아하는 채소 - 당근’, ‘스티브 잡스 추모, 사과 세일’, ‘사장총각 맞선 기념 세일’, ‘뽀빠이만 먹나요?-시금치’, ‘쌈싸기의 지존 - 상추, ‘어머! 쪽 팔려 - 쪽파’, ‘울릉도에서 아시아나 항공으로 오늘 아침에 직송한 오징어’, ‘나도 붉은 악마 고추’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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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P를 통한 펀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기 위한 방편으로 이 회사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매달 ‘POP 경연대회’까지 열고 있다. 이 대회에서 가장 재미있는 POP 문구 아이디어를 낸 직원에게는 상금으로 100만원, 2등에게는 50만원을 수여한다.
“매장을 찾는 고객을 어떻게 하면 재미있고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까를 항상 고민하다보니 이런 세세한 아이디어까지 떠오르더라.” 고객에게 야채보다는 즐거움을 판매하겠다고 마음먹으니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재미있는 POP 문구들이 술술 나오더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매장 판매사원들에게 “판매사원이 아닌 광대가 돼라”고 틈나는 대로 격려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특정일마다 매장을 재미있는 분위기로 바꿔 연출하는 것도 총각네 야채가게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이제는 특별한 날이 오면 총각네 야채가게 매장이 어떻게 변신하나 궁금해 찾아오는 단골 고객들까지 생겨날 정도다.
예컨대 매장 모든 직원들이 국군의 날에는 군복을, 수능일에는 교복을 각각 입으며 고객들에게 색다른 매장 분위기를 선사한다. 또 만우절에는 가게이름을 ‘처녀네 야채가게’로 바꾸고 판매원들이 모두 처녀로 분장하기도 한다.
이 대표가 이처럼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낼 수 있는 원천은 어디에 있을까. “사기꾼들만 만나면 자신도 사기꾼이 되고, 밝은 사람들만 만나면 밝은 사람이 된다.” 그는 재미있고 즐거운 사람만 만나고 어둡고 불평 많은 사람은 의식적으로 피한다고 귀띔했다. 되도록 재미있는 사람만 많이 만나다 보니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저절로 생기게 된다는 설명이다.
국내 대표 퍼니지먼트 업체인 총각네 야채가게의 정예요원이 되기 위한 과정도 재미있고 이색적이다. 이 대표는 직원을 평가할 때 스펙이니 학력 등은 아예 보지 않는다. 대신 모든 입사지원자들에게 예외없이 시키는 것이 있다. 장기자랑이다.
그러면서 정작 장기자랑을 하는 후보자의 실력 대신 이를 뒤에서 지켜보는 다른 지원자들의 모습이나 태도를 평가한다. 이 평가 하나만으로 모든 후보자들의 등락을 결정한다.
“다른 사람이 장기자랑을 하는 동안 박수나 응원을 열렬히 보내는 사람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이해심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대방은 바로 고객이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사람은 고객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람이다.”
고객을 먼저 배려할 줄 아는 자만이 고객에게 웃음과 재미를 기꺼이 선사할 수 있는 역량을 매장에서도 발휘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강의를 들으면서 박수를 치지 못하는 사람은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거의 없다고 보면 틀림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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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시, 반드시 될 때까지.’ 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있는 이 회사 본사 사무실에 걸려 있는 슬로건이다. “펀 경영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도전과 실천정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실행하고, 옳다고 생각하면 난관에 부딪히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성사될 때까지 밀어 부쳐야 한다.”
이 대표는 더 큰 꿈을 위해 앞으로 5년 안에 야채가게 사업에서 손을 떼고 은퇴한다는 계획이다. 꿈을 재미있게 이룰 수 있는 방법을 가르치는 ‘꿈 사관학교’를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다음 도전이다. 이를 위해 연수원을 세워 100일 과정의 ‘꿈실천’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한다는 구상이다. 꿈을 꿈으로 그치지 않고 자신처럼 현실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실천가들을 대거 양성하겠다는 포부에서다.
1. 슈퍼 긍정맨이 되자
모든 기회는 부정을 긍정으로 바꾸는 생각의 마법에서 시작된다. 땅의 크기에서 밀린다면 생각의 크기로 밀어부치고, 자본이 밀린다면 긍정의 크기로 경쟁해야 한다. 이영석 사장은 부정적인 상황을 긍정으로 바꾸는 것을 즐겼다. “비가 오니까 오늘은 쉬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비가 오니까 경쟁자가 없다. 오늘이야말로 장사하기 최고로 좋은 날이다.”
2. 재미를 거래하라
이영석 사장은 스스로 야채가 아니라 재미와 즐거움을 파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야채는 상품이지만 재미는 지속적으로 고객의 발길을 잡는 철학인 것이다. “어떻게 하면 고객을 즐겁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고객에게 즐거움을 주는 다양한 기법을 발명했다. 즐거움의 다른 이름은 고객감동으로 즐거움의 속도는 빠르다. 구전을 넘어 광속으로 전파된다. 오늘 한 명의 고객이라도 웃게 하겠다라는 생각이 결과를 만든다. 한번만 고객을 즐겁게 하라.
3. 유머데이터뱅크를 만들어라.
고객을 유혹하는 기술은 예술에 가깝다. 다양한 유머와 POP광고 멘트 하나가 고객을 피식거리게 만들며 유혹한다. 일단 웃은 고객은 호주머니를 열 확률이 높다. 이러한 유머소스는 자산이 된다. 끊임없이 생산되는 유머를 쌓아놓고 지속적으로 응용되어야 하고 전 직원에게 흡수되어야 한다. 직원들이 함께 모은 유머데이터뱅크를 고객감동기법, 고객유혹기법, 고객칭찬기법, 단골고객기법 등 다양한 노하우뱅크로 활용할 수 있게 되는 순간 최고의 펀 조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