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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노믹스 코드가 경영철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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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 기자I 2013.03.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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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에도 너나없이 채용규모 늘려 일자리창출
상생경영, 동반성장, 사회공헌활동 집중 강화
신정부 경제정책 불투명으로 투자계획 확정 지연

[이데일리 류성 선임기자] “당연히 새 정부의 코드에 맞춰야지요. 괜히 잘못 보였다간 앞으로 5년동안 애를 먹지 않겠습니까”(A그룹 임원).

“박근혜 정부가 중소기업육성을 강조하다 보니 그동안 쳐다보지도 않던 네이버가 저희를 심사하겠다고 연락이 왔더라구요” (중소기업전문 인터넷 사이트 운용자).

기업들이 박근혜 정부의 코드 맞추기에 매우 신경을 쓰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경제민주화와 일자리 창출등의 정책기조를 거스르지 않기위해 기업마다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다.

몇몇 대기업들이 채용과 투자확대를 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사실 경기가 가라앉으면 비용을 줄이고 투자를 유보하는 게 상식이다. 인력구조조정도 서슴치 않는다. 하지만 요즘 대기업들은 채용규모를 늘리고, 상생경영 및 사회공헌활동을 대폭 강화하는 등 종전과는 전혀 다른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는 박근혜 정부코드에 맞추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요즘 기업들의 최대 화두는 GH노믹스라며 올해 경영계획 등을 수립·확정할 때 반드시 점검해야 할 필수항목”이라고 귀띔했다.

◇ 세계적 경기불황에도 채용규모는 늘린다.

그 가운데서도 최근 대기업들이 가장 신경쓰는 대목은 일자리 창출이다. 새 정부가 일자리 늘리는 문제를 최우선 추진과제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주요 기업마다 세계적 경기불황이 무색할 정도로 올해 채용규모를 최소한 지난해 수준이상으로 확정해 발표하고 있다. 실제로 올들어 채용계획을 확정한 현대기아차, LG, 롯데 등 주요 그룹들은 채용규모를 지난해보다 더 늘리기로 했다. 통신과 정유사업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SK그룹조차 지난해와 비슷하게 채용한다고 발표했다.

아직 채용규모를 확정하지 않은 삼성그룹도 올해는 지난해보다 소폭 늘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국내 재계를 대표하는 5대그룹들이 올해 모두 채용을 늘리기로 한 것이다.

최근들어 주요 기업마다 사회공헌활동과 상생경영 등을 강화하면서 새로 출범한 박근혜 신정부와 눈높이를 맞추기위해 힘을 쏟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월 삼성그룹이 저소득층 가족의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화여대 드림클래스 겨울캠프 수료식에 참여한 중학생들이 담당 대학생 강사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삼성 제공
◇ 동반성장 무시하면 미래가 없다.

기업마다 경쟁적으로 상생경영 및 사회봉사활동을 강화하는 ‘착한기업 신드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도 GH노믹스가 만들어낸 대표적인 현상이다. 특히 기업들은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강화하는 데 적극적이다. 삼성은 “효과적인 사회공헌활동이 곧 기업의 경쟁력을 높인다”고 강조하며 사회봉사를 그룹차원의 중점 추진 경영활동으로 격상시키고 있다.

LG그룹도 계열사인 LG이노텍이 협력업체를 지원하는 협력펀드를 지난해보다 2배로 늘리고 협력업체와의 성과공유제를 강화하는등 그룹 전체가 상생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웅범 LG이노텍 대표는 최근 협력사들과의 모임에서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협력사의 경쟁력 확보가 전제돼야한다”며 “협력사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적극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윤리경영을 통한 도덕재무장도 강화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 달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동반성장위원회를 별도로 신설했다. SK는 당초 동반성장위원회를 윤리위원회 밑의 소위원회로 둘 생각이었으나 윤리경영이 강조되는 사회적 분위기에 맞춰 독립위원회로 승격시켰다. 동반성장위원장도 부회장이 직접 챙기 나가기로 했다. KT도 최근 윤리경영실에 법조인을 영입하는 등 ‘도덕적인 기업’ 정립에 바짝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 투자계획은 오리무중

하지만 투자에 있어서는 아직 이렇다할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예년같으면 대개 기업마다 1월이면 투자계획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10대그룹 절반 이상이 올해 투자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장고(長考)를 거듭하고 있다. 삼성의 경우 올해 투자계획을 아예 발표하지 않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중이다. 한화·한진·현대그룹도 올해 투자계획이 아직 유동적이다.

기업마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에 따른 미래 불확실성을 그 이유로 들고 있지만 새 정부의 기업정책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이 주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기업의 한 고위임원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세계 경기가 불황인 상황에서 마냥 투자를 늘릴 수 만은 없는 상황인데도 정부와 사회적 여론은 투자축소를 용인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일부 그룹은 줄어든 투자계획을 발표해 박근혜 정부에게 밉보이느니 아예 올해는 공표를 하지 않고 건너 뛰는 방안도 적극 검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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