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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mp 2020)⑧인재경영 인포시스(상)

오상용 기자I 2010.04.28 09:18:00

<2부> 두뇌강국 인도
"인포시스 인재 가치 25조5천억원..사람이 재산"

[인도 뉴델리·뱅갈로르=이데일리 오상용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의 역풍에 인도 IT업계도 자유롭진 못했다. 인도의 많은 IT업체들은 감원과 투자축소를 통해 비용절감에 급급했다. 그러나 우리의 대응은 달랐다. 인포시스는 단 한명의 인력도 해고하지 않았다. 인력개발을 위한 투자는 예년과 다름없이 이뤄졌다. 이것이 인포시스다." (인포시스 H.R부문 난디타 구르자르 부사장 인터뷰中)

인도에서 가장 존경받는 IT업체 인포시스(Infosys)의 철학은 명확하다. "전문가(Professional)의, 전문가에 의한, 전문가를 위한 회사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달려온 29년이다. 그 믿음 하나가 자본금 250달러짜리 회사를 시가총액 270억달러의 대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인도 IT산업의 선두주자, 인도의 마이크로소프트 등 인포시스를 꾸미는 수식어는 화려하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춘은 2009년에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100대기업으로 인포시스를 선정했고 2010년 비즈니스위크는 가장 창의적인 기업중 하나로 이 회사를 꼽았다.

인재경영의 대표기업 인포시스의 난디타 구르자르 부사장으로부터 인포시스의 경영 노하우와 미래 10년의 청사진을 들어봤다.

◇ 공대생의 꿈

▲ 나라야나 무르티 회장
인도공과대학(IIT)을 졸업한 뒤 프랑스계 소프트웨어업체에서 일하던 35세 청년 나라야나 무르티(인포시스 회장 겸 고문)가 S.D. 쉬불라 등 6명의 젊은 인재들과 인포시스를 창업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29년전인 1981년이다. 회사 설립자본금이라고는 무르티 회장이 아내에게서 빌린 돈 250달러가 전부였다.

인포시스가 개척한 영역은 국제분업에 기초한 글로벌 용역 모델(GDM : Global Delivery Model). 국내외 대기업의 전산센터와 콜센터, 회계·재무·물류관리업무 등을 위탁받아 해당업체에 맞게 프로그래밍해 대신 처리해주는 BPO(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 사업이었다.

다국적 기업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후선업무를 외국 업체에 맡기는 역외아웃소싱(Offshore outsourcing)은 인포시스의 등장으로 꽃을 피웠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뛰어난 소프트웨어 개발능력과 영어구사능력, 저렴한 인건비는 고객들을 만족시키기 충분했다.
 
▲ 연도별 인포시스 매출. 영업이익


구르자르 부사장은 "창립 첫해 미국업체였던 데이타 베이직스를 시작으로 인포시스의 고객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면서 "핵심 고객들은 10~15년 넘게 우리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충격에서도 고객과의 파트너십은 흔들림이 없었다"며 "인포시스 매출의 97%가 기존 고객들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창립당시 임직원 7명, 자본금 250달러였던 회사는 매년 급성장세를 지속, 73개국에 걸쳐 직원 10만4850명을 거느린 IT그룹이 됐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8회계연도(2008년4월~2009년3월)에도 매출은 30% 넘게 증가해 41억8000만달러에 달했다.

◇ 사람이 재산이다

"1조213억3000만루피입니다." 
 
▲ 난디타 구르자르 부사장
우리 돈 25조5434억원에 달하는 이 금액은 인포시스가 평가한 회사 인재들의 가치다. 구자르 부사장은 "소프트웨어 전문가 9만7349명, 후선업무 임직원 7501명에 대해 회사가 매긴 가치가 한해 매출의 5.5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인적 가치는 대차대조표에 반영되지 않지만, 인포시스는 회사 임직원의 가치를 매년 연례보고서 참고난에 기재해 주주에게 알린다. 회사가 인재의 가치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구르자르 부사장은 "인포시스는 인력개발에만 연간 1억9000만달러를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급기술 배양과 지속적인 직원 교육만이 고객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면서 "이는 인포시스 성장의 핵심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인포시스 인재의 요람인 마이쏘르(Mysore) 연수원은 최근 가용규모를 확장, 연간 1만3500명이던 연수생 규모를 4만명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부터 도입한 사내 인력개발 프로그램인 iRACE(Infosys Role and Career Enhancement)는 직원들이 자신의 직무를 명확히 인식하고 업무전문성과 적성을 끌어올리는데 한 몫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포시스가 경쟁업체인 위프로(Wipro)나 타타컨설턴시(TCS) 보다 존경받는 이유도 재벌 그룹이 막대한 자금으로 순식간에 만든 IT업체가 아니라 이같은 인재경영과 기술력 하나로 맨땅을 딛고 일어선 기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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