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보단 제품력 향상에 집중
시장서 효능 인정, 신뢰 높아져
[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에이치피오(357230)는 자체 개발한 건강기능식품만으로 연 매출 1000억원 고지를 눈앞에 뒀다. 대표 제품인 프로바이오틱스와 비타민의 지난해 매출액은 각각 591억원, 363억원으로 954억원을 기록했다.
건기식 판매가 늘면서 회사 전체 매출도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에이치피오의 연결 기준 매출은 1960억원, 영업이익 175억원이다. 2019년 매출액 516억원, 영업이익 101억원에서 3년 만에 각각 279.84%, 73.27% 급성장한 것이다.
| 에이치피오의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덴마크 유산균이야기’ 사진(왼쪽)과 매출 추이.(제공= 에이치피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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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잘 알려진 건기식 시장에서 에이치피오 제품이 선두를 달릴 수 있는 건 탄탄한 제품력 때문이다. 에이치피오의 주력 제품인 프로바이오틱스 ‘덴마크 유산균이야기’는 세계 1위 프로바이오틱스 균주 회사인 덴마크 크리스찬 한센의 핵심 균주 ‘BB-12’(비피도박테리움 애니멀리스종 락티스)와 특허 균주 ‘LGG’를 사용하고 있다. LGG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연구된 유산균 균주 중 하나로, 30년 이상 1000여편의 논문과 200건 이상의 인체 적용 시험이 있었다. 매출은 지난해 기준 591억원, 현재 국내 점유율 2위를 기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홈쇼핑에서 판매되고 있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 중 LGG를 적용한 제품은 에이치피오 제품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진다.
에이치피오의 두 번째 주력 제품인 비타민 ‘트루바이타민’는 지난해 매출 363억원을 기록했다. 이 제품 역시 세계 1위 비타민 원료 회사인 네덜란드 DSM에서 주 원료를 공급받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 점유율 5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오승찬 에이치피오 대표는 “많은 브랜드 사들이 제품을 기획하면서 원가 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추구하고 마케팅에 상당한 비용을 들이는 경향이 있지만, 덴마크 유산균이야기 제품은 오로지 글로벌 최고의 품질 경쟁력을 목표로 탄생한 제품”이라며 “업의 본질에 충실한 철학과 품질에 대한 남다른 고집이 실질적인 효능 효과와 신뢰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의 트렌드와 잘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에이치피오의 비타민 제품 ‘트루바이타민’(왼쪽)과 매출 추이.(제공= 에이치피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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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2010년을 기점으로 급성장하면서 매년 수백 개 신규 제품이 출시됐다. 하지만 2010년 후반부터는 소비자들이 검증된 제품들을 찾기 시작했고 현재는 소수 상위권 제품들의 시장 지배력이 공고해지고 있다. 에이치피오는 마케팅에 많은 비용을 들이는 대신, 계속해서 제품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그 결과 시장에서도 자연스레 에이치피오 제품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에이치피오 제품은 해외에서도 이미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중국, 덴마크, 스페인 등 현지 시장에 맞는 제품을 따로 개발해 수출하고 있으며 저렴하지 않은 가격에도 이미 이들 매출은 1년 새 100억원을 훌쩍 넘겼다. 해외 진출을 위한 디딤돌은 탄탄한 자회사에서 마련된다. 에이치피오는 9월 기준 7개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회사들 매출액이 전체의 5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자회사를 중심으로 실적 성장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