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업계에 따르면 오상헬스케어는 코스닥 상장을 위해 지난 9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체외진단 사업을 이어가는 오상헬스케어는 지난 2020년 코스닥 시장 상장을 추진했으나 2021년 3월 한국거래소로부터 최종 미승인 결정을 받았다. 한국거래소는 오상헬스케어의 전신인 인포피아에서 발생한 경영진 횡령·배임 사건의 내부통제 문제와 코로나 이후 매출 지속성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진다. 오상헬스케어는 지난 2년 동안 한국거래소의 지적 사항 등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로 개선했고, 상장하기에 충분한 상황이 됐다는 판단에 따라 재도전에 나선 것이다.
|
K-OTC 시장에서는 이미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는 모습이다. 오상헬스케어는 2018년부터 K-OTC 시장에 상장해 있는데, 12일 현재 2만5500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올해 3월 월종가 1만1600원, 4월 1만5370원 보다 큰 폭으로 상승한 가격이다.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시가총액은 3190억원까지 커졌다.
오상헬스케어 관계자는 “상반기 내로 상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던 만큼 관심이 높은 것으로 보이며 최대한 빨리 진행해 6월 내 상장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은 신사업 등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례에서 일반 상장으로 준비
오상헬스케어는 지난 2021년 상장 당시 이익미실현기업 특례 상장(테슬라 요건 상장)으로 상장을 준비했으나, 이번에는 특례 적용 없이 일반 상장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와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등에서 부족함이 없는 만큼 일반 상장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오상헬스케어 매출은 1939억원, 영업이익 493억원에 달했다.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말 미국 보건국으로부터 받은 대규모 수주를 매출로 인식하면서 매출 2855억원, 영업이익 1556억원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다만, 오상헬스케어의 바람대로 이달 내 상장까지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 상장예비심사와 코스닥시장 상장위원회 심의를 거쳐 증권신고서 제출까지 한 달 이상이 요소되기 때문이다. 오상헬스케어 관계자는 “매출과 영업이익 등 실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굳이 방식이나 절차, 서류 준비 등이 까다로운 특례 상장을 할 필요없다고 판단해 일반 상장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부통제 개선 완료
오상헬스케어는 2021년 한국거래소로부터 ‘내부통제 시스템’과 ‘매출 지속성’에 대한 부분을 지적받으면서 상장에 실패했다. 이번에는 내부통제 시스템에 대한 보완이 완료된 만큼 상장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오상헬스케어의 전신인 인포피아는 경영진의 횡령·배임 행위로 상장폐지된 바 있다. 이에 오상헬스케어는 2021년 하반기부터 경영과 소유를 분리하는 등 강도 높은 쇄신을 거쳤다.
기존 경영자였던 이동현 오상그룹 회장은 오상헬스케어 대표와 등기임원직에서 물러나 주주의 역할만 담당 중이다. 이후부터는 홍승억 대표가 오상헬스케어의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또 오상헬스케어는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4개 위원회를 구성해 내부통제와 감독 활동을 강화했다.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한 감사위원회도 자발적으로 도입하면서 우려를 불식시켰다.
|
◇매출 다각화는 아직…여전히 코로나19 중심
하지만 한국거래소의 또 다른 지적 사항인 ‘매출 지속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실현되지 못한 상황이다. 오상헬스케어의 실적이 아직까지 코로나19 상황에 크게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오상헬스케어 매출은 2019년 573억원, 2020년 2580억원, 2021년 1323억원, 2022년 1939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15억 적자, 1607억원 흑자 전환, 71억 적자, 493억원 흑자 전환 등 그야말로 널뛰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관련 제품 매출 변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오상헬스케어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 맞춰 분자진단 PCR 검사 키트를 출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2021년에는 자가진단 키트 시장으로 넘어가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했다. 이어 2022년 초에는 오상헬스케어가 면역진단 방식의 자가검사 키트를 출시하면서 다시 매출이 급격하게 늘었다.
매출 비중에서도 코로나19 관련 제품 위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자가검사 키트가 포함된 면역진단기기 및 측정마커의 매출은 112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58%를 차지했다. 또 코로나19 PCR 검사키트가 포함된 분자진단 시약 및 키트의 매출이 전체 매출 12%에 해당하는 228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관련 제품을 포함한 진단키트 매출 비중이 70% 가량되는 셈이다.
오상헬스케어는 코로나19 위주의 매출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말 오상헬스케어는 유한양행과 전략적 제휴 및 사업 협력을 위한 협약서를 체결했다. 송도 7공구 인천테크노파크확대조성단지 1만4716㎡ 부지에는 체외진단 분야 연구 및 제조시설을 2026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아직까지 큰 매출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최근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에 따라 동물용 당화혈색소 측정 제품도 출시해 국내에 공급하면서 매출 상승을 기대 중이다.
오상헬스케어 관계자는 “계절적 특성 등에 따라 진단키트 매출은 더 증가할 수도 있다”며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는 없지만 신사업에 대한 준비도 마무리 단계인 만큼 매출 다각화도 곧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