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초임계 기술로 무세포 동종피부 양산 성공한 바이오기업

류성 기자I 2022.07.22 08:00:00

조직기반 재생의료 바이오벤처 도프 신용우 대표 인터뷰
유방암 환자, 유방재건 용도로 활용
초임계공정으로 탈세포화하여 안전성과 생착력 확보
10월 유방재건 및 수부용 동종신경과 창상피복재도 생산

[이데일리 류성 제약·바이오 전문기자] 조직기반 재생의료 전문 바이오벤처 도프가 세계 최초로 초임계 기술을 활용한 무세포 동종피부 제품 생산을 본격 개시하면서 주목을 받고있다.

신용우 도프 대표. 도프 제공


신용우 도프 대표는 19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무세포 동종피부 제품에 대한 허가를 식약처로부터 지난해 11월 획득했고 그간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 6월부터 본격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현재 이 회사가 생산하는 무세포 동종피부 제품은 우선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병원에서 유방재건수술에 활용된다.

신대표는 “기증자의 조직을 환자에게 이식할때 진피 내 기증자의 세포가 존재하면 면역 거부반응이 발생할수 있기 때문에 세포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이를 세계 최초로 자체 개발한 초임계 기술을 활용해 탈세포화하여 제품 양산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초임계 유체(Supercritical fluid) 기술은 기존 경쟁업체들이 탈세포에 사용하고 있는 계면활성제 등 화학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이산화탄소를 초임계 상태로 만들어 세포를 무세포화하는 기술이다. 이산화탄소에 압력을 일정 이상으로 높이고 온도를 적절하게 조절하면 기체나 고체가 아닌 액체와 기체 중간 상태로 변화하는데 이를 초임계라 부른다.

신대표는 “이미 상용화된 여러 동종피부 제품들이 있지만 계면활성제를 사용하는 반면, 도프가 개발한 무세포 동종피부 제품은 탈세포화에 계면활성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제품이어서 최고의 안전성과 조직생착력을 확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다국적 기업인 스티리커(Stryker), 앨러간(Allergan) 등이 무세포 동종피부 제품을 만들고 있으나 이들 모두 계면활성제를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도프는 이 무세포 동종피부 제품을 양산하기 위해 경기도 화성시 동탄에 공장을 지난해 5월 완공했다. 이 공장은 연간 1~4㎜ 두께의 무세포 동종피부 50만㎠ 가량을 생산할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이 생산량은 연간 유방암 환자 2000명을 수술할수 있는 규모다. 유방암 환자를 수술하게 되면 재발방지를 위해 유방의 상당부분이 제거된다. 이때, 유방암 환자의 절제된 유방의 빈공간을 메우기 위해 보형물을 삽입하는데, 무세포 동종피부를 이용해 보형물을 싸서 삽입하게 된다. 무세포 동종피부를 이용해 유방재건술을 진행할 경우 유방 모양을 빠르게 교정할 수 있고, 수술 전과 유사한 가슴 모양을 만드는데 효과적이라, 무세포 동종피부가 최근 들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신대표는 “현재 생산하고 있는 무세포 동종피부는 주요 대학 병원에서 유방암 환자의 유방 재건수술에 시연예정이다”면서 “이 수술을 통해 제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면 오는 10월부터 본격 상용화가 이뤄지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 부분 매출로만 올해 50억원, 내년 100억원 가량을 거둘 것으로 그는 확신했다.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유방재건 시장은 국내 500억원, 세계는 5조원에 각각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도프는 무세포 동종피부 제품을 유방재건용 뿐 아니라 파열된 회전근개 치료제로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도프는 오는 10월부터는 동종 신경(Nerve) 제품도 본격 생산한다. 현재 동종 신경을 생산하고 있는 회사는 미국 엑소젠(Axogen)이 유일하다. 도프가 동종 신경을 생산하게 되면, 세계에서는 두번째로 상용화에 성공하게 된다. 초임계기술을 이용한 제품으로는 세계 최초다. 동종 신경은 손이 절단된 사람의 신경을 연결해주거나 유방절제 수술을 받아 신경이 사라진 유방암 환자의 유방신경을 살리는데 주로 쓰인다.

신대표는 “유방신경 재생용 동종 신경은 유방절제 수술 후 신경이 단절된 부분을 연결함으로써 감각신경을 회복시켜 주는 원리이다”면서 “여성에게 있어 ‘가슴’은 신체의 일부 그 이상이다. 유방재건 수술을 하더라도, 현재 유방암 환자가 유방재건 시술을 받으면 유방의 감각이 없어지는 게 가장 큰 단점인데 이를 해결하게 되어 환자들의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도프는 이 제품을 앞세워 미국 등 세계 시장을 올해 연말부터 집중 공략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유방암 환자의 유방신경 재생용 동종 신경제품 시장규모는 국내 100억원, 세계 1조원에 각각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도프는 11월부터는 창상피복재와 조직수복재 등의 제품 양산을 위해 의료용 GMP 공장을설립중임을 밝혔다. 이를 통해 도프의 초임계 기술을 활용한 제품 라인업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조직수복재는 조직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데 쓰인다. 창상피복재는 당뇨환자등 만성환자의 피부에 상처가 난 곳을 복구시키는 기능을 한다. 그는 “이 두 제품 모두 초임계 기술을 적용해 계면활성제 등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경쟁 제품 대비해 신체 이식시 거부반응이 없다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도프는 자체 개발한 초임계 기술을 기반으로 산업부로부터 신경재생, 피부재생 등과 관련한 제품 상용화 프로젝트 2건을 수주받는 성과를 올렸다. 이 프로젝트 정부지원금만 52억원에 달한다. 또 이 회사는 초임계 기술을 인정받아, LSK인베스트먼트, HB인베스트먼트 등 벤처투자사들로부터 올해 5월까지 총 140억원을 투자유치했다. 지난 5월에는 코스닥 상장준비를 위해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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