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회 SRE 설문참여자들은 최근 신용위험이 높아진 업종으로 해운산업(58%), 건설부동산서비스업(55%), 저축은행업(30%) 등을 꼽았다. 6개월 전과 큰 차이가 없는 결과이다. 다만 저축은행업은 지난 13회 75%로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14회 59%, 15회 30%로 리스크가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다.
이번 설문결과에서 가장 눈에 띈 업종은 철강이다. 6개월 전 14회 SRE에서 단 한 표도 받지 않고 가장 양호한 산업 중 하나로 분류됐던 철강업은 이번 15회에서는 11%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위험산업으로 부상했다. 한 SRE 자문위원은 "최근 무디스가 철강업 등급전망을 내렸고, 공급과잉에 가격주도력 결여 등 원가측면에서 가격경쟁력이 없는 점이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신평사의 한 관계자는 "2010년 동부제철과 현대제철이 고로를 완공하면서 공급량이 크게 늘어났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수요가 위축, 공급과잉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나타나고 있으며 향후 2~3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무디스는 올 1월 아시아 철강산업 환경이 약화되고 당해 회계연도 금융차입 규모가 예상보다 늘어난 점을 꼽으며,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피치 또한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꿨고, S&P는 포스코 등급하향을 경고한 지 5개월만에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떨어뜨렸다.
지난해말 기준 포스코의 순차입금 규모(개별기준)는 9조4712억원으로 1년새 3조원 이상 급증했다. 반면, 국내 경쟁 심화와 시장점유율 하락으로 영업이익률이 하락하면서 현금창출력이 크게 저하됐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창출능력(EBITDA)은 2010년 7조3505억원에서 지난해 6조1036억원으로 1조원 넘게 줄었다.
동국제강·동부제철의 그늘 동국제강과 동부제철도 실적이 부진하다. 시장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에도 당기순손실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하반기, 동부제철은 지난 2010년 4분기부터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동부제철의 경우 지난 2009년 7월 전기로를 완공했지만 여전히 이익을 내지 못한다.
열연 산업을 하고 있는 동부제철은 현대제철이 고로 증축을 하면서 원재료 수급이 수월해지는 등 열연사업 환경이 좋아졌음에도 이익을 내지 못하면서 적자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더욱이 지난해 전기요금 및 철 스크랩 등 원료가격이 크게 올라 상대적으로 생산원가 부담이 큰데다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가격할인 등을 통한 영업비용 지출이 상대적으로 많았다는 지적이다.
반면 전방산업을 영위하고 있는 현대하이스코와 현대제철의 실적은 나쁘지 않다. 신평사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에 납품하는 현대하이스코, 현대제철의 경우 지난해 자동차 산업으로 인한 수혜를 상대적으로 많이 입었다"면서 "반면 건자재 사업 비중이 높은 동부제철은 건설업 불황으로 인해 이득을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이번 결과는 그동안 국내 신평사의 철강산업에 대한 경고가 전무했던 상황에서 나온 결과여서 더욱 놀랍다. 철강산업에 대한 리포트는 지난 2월 NICE신평이 제출한 `포스코그룹 최근 현황 및 신용평가 이슈`라는 제목의 스페셜 리포트가 유일하다. 한 SRE 자문위원은 "외부에서 지적하지 않는 한, 평가사 스스로 철강업에 대한 리뷰 리포트마저 나오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신평사 한 관계자는 "철강산업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오는 2분기부터 낮아진 원재료 가격이 반영되는데다 통상 2분기부터 철강업이 성수기에 접어든다는 점을 감안, 그 이후부터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파고 높아지는 해운·조선
해운업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지난 14회에 이어 2회 연속 이어졌다. 해운업은 2009년 5월 10회 SRE에서 84%를 기록한 이후 리스크가 하락하는 듯 했지만 결국 지난해 운임하락과 유가급등에 따른 실적부진, 대규모 선박투자로 인한 재무부담 확대로 산업 위험성이 다시 부각되기 시작했다.
한기평, NICE신평, 한신평 등 신평3사는 지난 1월 현대상선과 STX팬오션의 등급 전망을 일제히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말 기준 총차입금이 6조원으로 전년보다 7000억원 증가했고, 1년 이내 만기를 앞둔 단기차입금이 1조1000억원에 달한다. STX팬오션도 총차입금 3조3000억원 중 단기차입금이 4900억원이며, 올해 1조원 이상의 선박투자 지출이 계획돼 있어 단기 자금부담이 크다는 분석이다. SRE 자문위원은 "해운업은 리먼사태 이후 가장 바닥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글로벌 순위가 계속 떨어지는 등 재무구조가 좋지 못한 해운사들은 더욱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운업의 불황은 조선업으로 번졌다. 12개 산업리스트 중 2곳의 위험산업을 선택하는 문항에 106명의 SRE 응답자 중 27명(26%)이 조선업을 택했다. 6개월 전보다 선택 비중이 3배 이상 증가했다. 다만 조선업에 대한 우려는 제한적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 SRE 자문위원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는 이미 조선업보다는 설비업체로 바뀐 지 오래"라면서 "빅3를 제외한 중소형 조선업들의 경우 수주가 안되고, 수주를 하더라도 저가 수주를 하고 있는 등 마이너적인 이슈가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7호 M+`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7호 M+는 2012년 5월1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44, bon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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