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은 그로부터 한 달 전인 2011년 12월 3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오후 대전의 한 여고에 재학 중이던 1학년 A양이 아파트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A양의 가방에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메모가 들어있었다. 경찰은 타살 혐의가 없다는 점을 이유로 수사를 종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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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에 따르면 A양은 평소 어울리던 친구들 중 한 명과 다툼이 있었고, 이로 인해 무리에서 왕따가 되고 말았다. 힘들었던 A양이 담임 선생님을 찾아갔지만 “이건 친구들끼리의 문제니 개입할 일이 아닌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후 고자질을 했다는 이유로 더욱 심한 따돌림을 당한 A양이 결국 견디다 못해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는 게 B씨의 주장이었다.
동시에 B씨는 A양이 사망하기 전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찍힌 CCTV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서 A양은 마지막으로 거울을 통해 자신을 빤히 들여다본 뒤 엘리베이터 안을 잠시 서성이다 내리는 모습이 포착돼 안타까움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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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비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A양의 단짝 친구였던 반장 C양 또한 A양이 떠난 지 40일 만에 세상을 떠난 것이다. 아파트 입구에서 쓰러진 상태로 발견됐던 C양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당시 A양이 선생님과 면담하도록 도와줄 정도로 가까웠던 C양은 친구를 지키지 못한 죄책감에 괴로워했으며, 심리치료까지 받을 정도로 충격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양과 C양의 사망 소식에 학교와 대전시교육청은 큰 충격에 빠지게 됐다. 시교육청은 호소문을 발표하고 초·중·고 교장 대책 회의를 소집하는 등 학교폭력 방지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였다.
다만 경찰은 A양 사건에 대해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따돌림이 아니어서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전형적인 따돌림’이 아니었다는 이유로 사건은 종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