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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젠, 코로나 엔데믹 극복위한 복안은?

신민준 기자I 2024.08.09 09:20:10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분자진단 토탈솔루션 기업 씨젠(096530)이 올해 실적 반등을 노린다. 씨젠은 코로나19 팬데믹 수혜로 한때 매출이 1조원을 웃돌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 추세에 접어들면서 실적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씨젠은 호흡기 세균 진단시약 등 비코로나제품의 해외 시장 공략 강화와 더불어 기술 공유사업 확장을 통해 코로나19 엔데믹을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신드로믹 검사로 유럽 등 주요국 공략 확대

5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씨젠은 올해 1분기 매출 899억원, 영업손실(적자) 14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 0.1%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추세로 접어들면서 코로나 관련 진단 시약 등의 수요가 감소한 영향이다.

반면 비코로나 제품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4% 증가하는 등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씨젠의 비코로나 제품 관련 매출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진단시약과 추출시약을 더한 지난해 총 시약 매출은 2880억원(진단시약 2563억원, 추출시약 31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8%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비코로나 시약 매출은 2154억원으로 진단시약 매출의 84%를 차지했다. 반면 409억원을 기록한 코로나 시약 매출은 16% 비중에 그쳤다. 비코로나 시약 매출은 △2020년 946억원 △2021년 1252억원 △2022년 1642억원을 기록했다.

씨젠의 비코로나 제품군은 △호흡기 세균(PB) 진단시약 △호흡기 바이러스(RV) 진단시약 △소화기 종합진단(GI) 진단시약 △성매개감염병(STI) 진단시약 △자궁경부암(인유두종바이러스·HPV) 진단시약 △약제내성(DR) 진단시약 등 총 6가지로 구성돼 있다.

특히 씨젠은 자사의 비코로나 제품에 신드로믹 유전자증폭(PCR) 기술이 적용된 점을 내세우고 있다. 신드로믹 유전자증폭 기술은 씨젠의 원천 기술로 유사한 증상을 일으키는 여러 병원체를 최대 14개까지 하나의 튜브로 검사할 수 있다. 일례로 신드로믹 검사는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 △코로나19 △A·B형 독감△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PIV) △아데노바이러스(Adv) △라이노바이러스(HRV) 등을 모두 타깃하는 1회 검사만으로 원인을 찾아낼 수 있다.

씨젠은 신드로믹 검사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며 글로벌 주요 국가를 공략하고 있다. 씨젠은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진단검사학회 2024(ADLM 2024)에 참가해 신드로믹 검사 캠페인을 펼쳤다. 미국진단검사학회 2024에는 800개 이상의 글로벌 바이오 기업이 전시 부스에 참여하고 1만 8000여명의 진단검사 관계자들이 방문하는 등 성황을 이뤘다.

씨젠은 이 자리에서 주력 진단제품 외에 완전 자동화 분자진단 검사 시스템(AIOS) 등을 선보였다. 완전 자동화 분자진단 검사 시스템은 핵산 추출부터 유전자 증폭, 결과 분석 등 유전자 증폭 검사의 모든 과정을 자동화한 것이다. 완전 자동화 분자진단 검사 시스템은 검체만 투입하면 자동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결과를 산출할 수 있다.

완전 자동화 분자진단 검사 시스템은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아 오염이나 실수에 의한 검사 오류 가능성도 최소화할 수 있다. 완전 자동화 분자진단 검사 시스템은 핵산 추출 장비, 유전자 증폭 준비 장비, 유전자 증폭 장비 등 기존 기기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한 조합형(모듈형)으로 기존에 인가받은 기기와 적용 시약을 그대로 활용한다. 이 때문에 인가 절차가 쉽고 유지보수 등 사후 관리가 용이한 장점이 있다.

특히 씨젠은 유럽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유럽은 동시검사 보험 수가가 신설 및 확대되는 등 신드로믹 검사 관련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씨젠은 지난해 진단시약 30종의 유럽 체외 진단 의료기기 규정(IVDR) 인증을 획득했다. 씨젠은 남미와 중동지역에서도 국가별 신드로믹 검사 맞춤형 패키지를 제안해 협의 중이다.

최근 들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등이 확산하고 있는 점은 씨젠에게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에서 지난해 유행했던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환자 수가 올해 들어 폭증하고 있다. 이달 셋째주에는 지난달 24일 유행주의보 발령 이후 최고 환자 수가 신고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1090명이던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감염 환자가 올해는 4881명으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증으로 환자 대다수가 12세 이하의 어린이다.

이런 영향으로 글로벌 호흡기질환 분자진단시장 규모는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 마켓츠앤마켓츠(Markets and Markets)에 따르면 글로벌 호흡기질환 분자진단시장 규모는 지난해 56억달러(약 7조 7000억원)에서 2029년 82억달러(약 1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기술공유사업도 본격화…올해 영업흑자 전환 기대

씨젠은 신사업인 기술공유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씨젠은 2028년까지 해외 100여개국의 대표 기업들과 기술공유사업을 진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씨젠은 지난해 이스라엘과 스페인 현지 1위 진단기업인 하이랩, 웨펜과 기술공유사업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기술 공유 사업은 현지 제품 개발·생산을 희망하는 각국 대표 기업에 씨젠의 기술·노하우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씨젠은 동네 의원과 보건소 등 어디서나 저렴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신드로믹 PCR 제품을 1개 자동검사 시스템인 씨젠 원 시스템(One System)에 적용할 예정이다. 씨젠은 현지에서 신속히 제품을 개발해 미래 감염병 조기 차단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씨젠은 유럽 등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술공유사업 추가 계약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씨젠은 기술공유사업 등 신사업 관련 업무 전산화, 자동화도 꾀한다. 이를 위해 씨젠은 올해 들어 국내 정보기술(IT)기업 브렉스에 이어 펜타웍스를 잇따라 인수했다.

씨젠은 자금력이 충분한 만큼 비코로나제품 및 기술공유사업 확장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씨젠은 올해 기준 1940억원 규모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1년 이내에 현금화가 가능한 2115억원 규모의 단기금융상품까지 포함하면 4000억원이 넘는다. 증권업계(미래에셋)는 올해 씨젠의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3931억원, 111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출은 전년대비 7% 증가,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

씨젠 관계자는 “비코로나제품을 중심으로 실적이 전년대비 개선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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