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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 공략 시장 5조원으로 확대…"급성장 기대"

김진수 기자I 2024.08.07 09:10:00
[이데일리 김진수 기자] SK바이오팜(326030)이 주력 품목 엑스코프리를 통해 다시 한 번 성장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연말 또는 내년 초 엑스코프리 적응증 확대 임상 종료와 이후 연구에 따라 투약 가능 대상 및 공략 시장이 규모가 기존보다 56%가량 증가한 5조원에 달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현재 엑스코프리와 직접적 경쟁에 있는 약물의 특허가 종료될 예정인 만큼 엑스코프리 사용은 더욱 증가할 예정이다.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 매출 추이 및 예상.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엑스코프리 적응증 확대 임상 연구 막바지

1일 임상정보 사이트 클리니컬 트라이얼즈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의 미국 자회사 SK라이프사이언스가 진행 중인 엑스코프리 적응증 확장을 위한 임상 연구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임상 연구는 이르면 올해 안으로 종료할 예정이다. SK바이오팜은 이번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엑스코프리의 적응증을 기존 뇌전증 ‘성인 부분발작’에서 ‘성인 및 소아 전신발작’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SK라이프사이언스는 엑스코프리를 활용한 부분발작 청소년 임상도 진행 중으로 임상 1상이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다. 이번 임상 및 적응증 추가는 공략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만큼 매우 중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뇌전증 치료제 처방수 기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부분발작으로 약 60%(성인 부분발작 53%, 소아 부분발작 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뒤를 이어 전신발작이 약 27%로 두 번째로 비중이 크다. 나머지는 희귀 뇌전증 및 오프라벨 사용 등이다.

이 중 엑스코프리는 현재 부분발작에 대한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다. 엑스코프리는 이번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신발작에 대한 적응증에 소아에 대한 부분발작까지 더한다면 공략 시장이 기존 전체 시장의 53%에서 87%까지 증가한다.

전 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8조원에 달하며 이중 70~80% 가량의 비중을 미국이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뇌전증 치료제 시장이 약 6조원에 가까운 것으로 엑스코프리는 적응증 추가로 인해 전체 시장 87%인 5조원 규모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기존 부분발작 시장은 3조 2000억원 가량이었던 만큼 타깃 시장규모만 놓고 봤을 때 약 56% 늘어난 셈이다.

바이오업계는 엑스코프리 매출이 △2025년 5750억원 △2026년 7120억원 △2027년 817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연평균 성장률이 24%에 달하는 것이다. 전신발작 적응증까지 추가되는 경우 이르면 2027년 매출 1조원의 벽을 넘어 블록버스터가 될 가능성도 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성인과 소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전신발작 임상은 예상보다 조금 늦어져 내년 초에 데이터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적응증 확대를 위한 허가를 신청하고 허가까지 걸리는 기간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 약물, 특허만료…‘빔팻’ 사례 살펴보면

엑스코프리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경쟁 약물이 특허 종료를 앞두는 등 시장 상황도 엑스코프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엑스코프리와 직접적 경쟁 약물인 UCB의 ‘브리비액트’는 2026년 주요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특허 종료에 따른 매출 및 처방 감소는 뇌전증 치료제 처방 순서와 관련이 깊다. 일반적으로 뇌전증 환자에게는 3~4개 가량의 약물이 처방되는데 우선적으로 복제약 1~2개가 처방된다. 이후 성분이 다른 오리지널 약물 처방이 이뤄지는 구조로 짜여있다.

지금은 복제약 이후 처방에서 엑스코프리와 브리비액트가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내후년 브리비액트의 특허가 만료되고 복제약이 나오는 경우 브리비액트와 같은 성분의 복제약이 1차 또는 2차로 처방된다. 이에 특허 종료 이후엔 복제약에 매출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 또 복제약 이후 다른 성분의 오리지널 제품을 처방할 때 엑스코프리가 가장 우선 처방될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기존 뇌전증 치료제 최강자로 불리던 ‘빔팻’은 지난 2022년 3월 특허 만료 이후 미국과 EU에서 매출이 전년 대비 38%와 8%씩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쟁 약물의 특허만료와 반대로 엑스코프리는 지난해 말 특허 연장을 통해 독점적 지위를 더 길게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엑스코프리의 물질특허기간은 취득일인 2007년 10월부터 20년 뒤인 2027년 10월까지였다. 그러나 엑스코프리 개발 및 허가에 소요된 시간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과 특허청으로부터 특허권 최대 존속 기간 연장 기간인 5년을 인정받아 물질특허 기간이 연장됐다. 일반적으로 미국 시장에서는 신약이 특허로 보호받으면 만료 시점까지 지속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특허 기간 연장은 신약의 가치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라며 “엑스코프리의 매출이 가속화하고 있었던 것에 더해 특허 보호로 장기적인 성장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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