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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 대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새내기 종목은 총 48개로 전체 상장기업의 57%를 차지했다. 공모주 가운데 수익률이 가장 높은 종목은 LS머트리얼즈(417200)로 공모가 대비 상승률이 무려 639.17%에 달했다. 에코프로머티(450080)가 420.72%로 2위를 차지했고, 두산로보틱스(454910)(346.54%)가 뒤를 이었다. 공모가 대비 주가가 세자릿수 대 상승한 종목은 총 13개로 집계됐다.
반면 수익률이 가장 저조한 종목은 시지트로닉스(429270)로 공모가 대비 53.96% 하락했다. 씨유박스(340810)(-46.20%), 큐라티스(348080)(-45.38%), 바이오인프라(199730)(-42.33%), 버넥트(438700)(-42.88%) 순으로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낮았다.
지난해 미국발(發) 금리인상 여파로 빙하기를 보냈던 IPO 시장은 올 들어 회복세를 보였지만, 주로 중소형주 위주로 돌아갔다. 고금리 장기화에 테마주 장세까지 겹치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수급 부담이 작은 중소형 공모주로 자금이 쏠린 것이다.
이런 분위기 탓에 연초 컬리와 오아시스, 케이뱅크 등 조단위 대어가 상장을 철회했고, 10월에는 서울보증보험이 IPO를 연기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대형주의 경우 중소형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폭의 주가 상승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투자자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지 못했다.
다만 연말 들어서는 분위기 변화가 감지된다. 에코프로머티가 상장 이후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대어급 IPO에 대한 관심도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특히 이달 ‘따따블(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4배 상승)’ 새내기주 3개 중 LS머티리얼즈, DS단석 등 대어급 IPO 기업들이 자리를 꿰차게 되자 내년 IPO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시장의 관심은 내년 초 IPO에 나서는 조 단위 대어급 기업으로 모아진다. 내년 유가증권시장 1호 상장에 도전하는 뷰티테크기업 에이피알을 비롯해 HD현대마린솔루션, 현대힘스 등 조선 관련 기업들이 내년 초부터 공모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은 모두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된다는 점에서 투자금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피알은 올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고, HD현대의 선박 서비스 자회사인 HD현대마린솔루션과 현대힘스 역시 조선 업황 개선을 등에 업고 호실적을 내고 있다. 최근 흑자 기업인지 여부가 공모주 투자 수익률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되고 있는 만큼 IPO 흥행을 점치는 시각이 많다.
중소형주 역시 공모주 열풍에 힘입어 활기를 띨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음 달 24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는 스튜디오삼익을 필두로 에이치비인베스트먼트, 우진엔텍, 포스뱅크, 케이웨더 등이 차례로 상장에 도전한다.
내년 초 관전 포인트는 공모주 첫 타자인 스튜디오삼익의 IPO 흥행 여부다. 스튜디오삼익은 지난해 스팩 합병을 통해 코스닥에 상장하려다가 고평가 논란에 휩싸여 철회한 뒤 직상장으로 정면돌파에 나섰다.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637억~725억원으로 지난해 제시한 기업가치 780억원에 견줘 몸값이 낮아진 데다가, 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 증가하는 등 견조한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분위기에선 IPO 결과가 나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일각에선 DS단석이 상장 첫날 따따상을 기록한 뒤 2거래일 연속 주가가 조정되며 공모주 투자 열기가 꺾이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에선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금세 사그라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경준 혁신IB자산운용 대표는 “DS단석이 상장 후 조정을 받고 있지만, 공모가(10만원) 대비로는 여전히 3배 가까이 수익이 나고 있고, 앞서 상장한 공모주 역시 주가가 공모가 대비 높게 형성돼 있어 당분간 높은 수익률을 노리고 공모주로 투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