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은 다인성 질환으로 유전적인 소인이 있는 환자에서 바이러스 감염 등 여러 가지 환경적인 요인에 노출되어 촉발된다. 임상양상에 따라 판상 건선, 물방울 건선, 농포성 건선, 홍피성 건선 등이 있지만, 전체 건선 환자의 약 90% 는 판상 건선에 해당하며, 홍반 인설성 병변이 넓은 판상 형태로 나타난다. 가려움증을 동반할 수 있으나 아토피피부염이나 접촉피부염 등 다른 습진성 피부염에 비하면 가려움이 심하지 않은 편이다. 건선은 전염성 질환이 아님에도 건선 환자들은 이러한 오해를 받기도 하고, 각질이 두꺼운 피부 병변 때문에 대인관계 및 사회생활에서 크게 위축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전세계적으로 백인에서는 1-3% 아시아인에서는 0.5-1% 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위도가 높은 지역, 백인에서 아시아인보다 흔히 발생하며, 겨울에 악화되고 여름에 햇빛을 받으면 호전된다.
건선은 면역 매개 염증반응이 원인으로써, 피부에 존재하는 면역세포인 T세포, 특히 TH17세포의 활성이 과도하게 증가되어, 표피의 과도한 증식과 분화 이상, 진피의 염증을 유발한다. 피부 각질형성세포가 빠르게 증식하고 정상적인 분화에 이상이 생겨 피부에 하얀 각질이 두껍게 쌓여 나타난다.
건선은 피부 뿐 아니라 다른 부위도 침범한다. 건선 환자의 10%에서는 건선 관절염을 동반한다. 건선 환자에서 손가락 끝마디가 붓거나 관절통이 있는 경우, 무릎이나 아킬레스 건, 허리 통증이 있다면 건선 관절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또한 건선 환자들에서는 심혈관 질환이나 당뇨, 비만 등 대사성 질환의 동반 발병 위험도 높다.
건선은 만성 질환으로 악화와 완화를 반복하며 전신적으로 영향을 주는 질환이기 때문에 환자들의 건선에 대한 이해가 무척 중요하다. 건선의 치료는 중증도에 따라 다르다. 가벼운 경증 환자의 경우 주로 연고만 도포하지만, 범위가 넓고 병변이 심한 중등도 이상의 건선에서는 연고 도포, 광선치료, 면역억제제, 생물학제제 등을 단독 또는 복합하여 사용한다. 면역억제제는 간이나 신장독성을 유발할 수 있어 정기적인 혈액검사 등으로 부작용의 발생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치료해야 한다.
최근 건선 발생에 관여하는 염증 유발 신호전달 물질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다양한 생물학제제가 FDA 승인되었다. 국내에서 건선의 치료제로 승인된 생물학제제로는 인터루킨-23(IL-23), 인터루킨-17A(IL-17A) 억제제가 있다. 생물학제제는 기존의 여러 치료방법에도 반응하지 않는 중증 건선 환자들에게도 높은 치료 효과를 보이며, 산정특례 적용 시 치료비의 일부만 부담하게 되어 경제적 부담이 크게 줄었다. 보통 4주-12주 간격으로 주사하기 때문에 매일 약을 먹거나 자주 병원에 방문하지 않고도 치료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건선 환자들의 일상 생활 속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비만은 건선의 악화와 관련이 있고, 약물의 치료효과를 떨어뜨리며, 대사성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이기 때문에 건선 환자에게 체중 관리는 중요하다.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이를 통해 꾸준히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 많은 환자분들이 피해야 할 음식에 대해 물어 보시지만 알레르기와 달리 음식은 큰 원인이 되지 않는다. 간혹 각질을 뜨거운 물에 불려서 떼어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피부에 미세상처를 유발하여 건선을 더욱 악화시키므로 피해야 한다.
건선은 평생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이다. 하지만 아직 질환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다른 피부 질환으로 오인하거나, 민간요법에 의존하다가 악화된 상태로 내원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처음부터 정확한 진단 하에 올바른 치료와 관리가 지속된다면 건선의 증상 완화는 물론 재발 역시 늦출 수 있다. 건선이 의심된다면 반드시 피부과에 내원하여 전문 의료진의 상담을 받을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