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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연재처는 모두 일본 만화잡지 ‘주간 소년점프’. 1990년대 이후 맥을 못 추는 일본 출판업계에서 소년점프만 고공질주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6일 소년점프 편집부가 직접 비결을 밝혔다. 제2의 고토게 코요하루를 꿈꾸는 만화가 지망생들을 위한 안내서, <소년점프가 어떻게든 전하고 싶은 만화 그리는 법>을 출간하면서 겐다이 비즈니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다. 인터뷰는 책 내용을 바탕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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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행을 좇지 말라는 조언도 덧붙였다. 과거 흥행에 성공한 만화가 얼마나 팔렸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유행을 좇다가는 신드롬을 일으킬만한 작품은 못 만든다는 것이다.
소년점프는 신인 발굴에도 열심이다. 신인 작가가 연재를 시작하면 표지에 실어주는 게 대표적이다. 편집부는 “솔직히 말하면 신인작가 연재를 표지에 실은 잡지는 매출이 대체로 떨어진다”면서도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 밝혔다. 신인을 육성하겠다는 소년점프의 신념을 담은 정책이라는 이유에서다. 무명 작가들 원고료로만 연간 1억엔씩 투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 중 한 명이라도 히트 작가가 나오면 된다”는 게 소년점프의 입장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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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가 없는데 무리하는 것보다 다시 다른 작품으로 돌아오는 것이 잡지에도, 작가에게도 좋다고 생각한다.”
독자들은 재밌다는데 편집부가 보기에 아리송할 때는 어떻게 할까. 소년점프는 독자의 눈을 믿는 편이라고 한다. 보는 사람의 선호도가 연재를 계속할지 여부를 판단하는 우선 기준이다. 회의에서 의견이 갈리면 “일단 올리자. 최종적으로 독자가 판단해 주니까”라는 게 기본 방향이다.
<소년점프가 어떻게든 전하고 싶은 만화 그리는 법>은 일본에서 지난 5일 출판됐다. 출간하자마자 코믹 애니메이션 연구 카테고리에서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한 만화가 지망생은 “만화를 그리는 와중 눈은 점점 높아지고, (내 만화를) 남과 비교하거나 몇 번이나 다시 읽는 사이에 재미있는지 모르게 됐다”며 “자신이 없어질 때 ‘원래 뭘 그리고 싶었지?’ 생각하고 원점으로 돌아가 끝까지 그리게 만드는 힘이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망생이 아닌 일반 독자들도 “좋아하는 일이어야 계속하게 되고 숙달되는 것”이라는 정석적인 조언이 새삼 와 닿는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찾으라는 소년점프의 조언, 비단 만화 그리는 법에만 국한되는 이야기는 아닌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