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개미 확산 막아라"..오늘 인천항 현장점검

최훈길 기자I 2017.10.05 00:01:10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 현장방문
부산 이외 지역에 확산 예방 취지
정부 "현재까지 독개미 확산 無"
유입경로, 여왕 독개미 오리무중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정부가 인천항을 찾아 ‘살인 개미’로 알려진 독개미(외래 붉은 불개미) 관련 현장점검에 나선다. 현재까지 부산 이외에는 독개미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추가 확산을 사전에 막는 게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 등에 따르면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항을 찾아 독개미 조사 현장을 점검하고 추석연휴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장관급 인사가 현장점검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외국에서 수하물이 많이 오는 인천항을 찾아 점검하고, 외래 붉은 불개미가 부산 이외의 지역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강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독개미 추가 확산 우려..전국 22개 항만 조사

농림축산검역본부 직원들이 추석날인 4일 오후 부산항 감만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살인 개미’로 알려진 외래 붉은 불개미 유인을 위해 설치해 놓은 포획틀을 확인했다.[사진=연합뉴스]
앞서 독개미는 지난달 28일 부산항 감만부두 컨테이너가 놓인 아스팔트 틈새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이어 검역본부는 다음 날인 29일 독개미 1000여 마리가 있는 개미집을 찾았다. 이어 지난 3일 독개미 발견 지점에서 길이 45m, 폭 1m, 깊이 60~65cm 가량 굴착 작업에 나섰지만 독개미는 추가로 발견되지 않았다. 여왕 독개미 사체도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다른 지점이나 지역에 이미 유입됐을 가능성에 대비해 방제·조사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오는 12일까지 발생지역인 부산항 감만부두 컨테이너가 놓인 야적장 곳곳을 일제조사하기로 했다. 4일까지 감만부두 87개 섹터 중 64개 섹터(74%)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됐다.

지난 3일부터는 전국 22개 항만에 조사 장비(예찰 트랩)를 설치하는 등 추가조사에도 나섰다. 22개 항만은 부산항 감만부두, 영도항, 진해항, 통영항, 장승포항, 옥포항, 고현항, 인천 영흥화력 내 항구, 당진항, 당진화력 내 항구, 대산항, 태안항, 동해항, 옥계항, 울산항, 온산항, 영일만항, 포스코광양항, 화동화력 내 항구, 삼천포항, 여수항, 보령화령 내 항구다. 이곳은 해외에서 컨테이너가 유입되는 곳이다.

내륙 컨테이너 기지도 추가로 조사 중이다. 관계부처는 지난 3일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열린 차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추가 조사를 하기로 했다. 내륙 컨테이너기지가 있는 곳은 전국에서 2곳(경기도 의왕, 경남 양산)이다. 이곳에는 예찰 트랩 등 조사 장비가 추가로 설치된다.

현재까지는 부산항 이외의 지역에서 독개미가 발견되지 않았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4일 오후 통화에서 “감만부두 일제조사, 20개 항만 조사, 내륙 컨테이너 기지 조사 과정에서 독개미가 추가로 발견되지 않았다”며 “전문가 자문단을 확대해 철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 3일 차관회의에 따라 전문가 집단은 4명에서 10명으로 확대됐다.

◇여왕 독개미 오리무중..이동했나, 죽었나

‘살인개미’로 불리는 독개미(외래 붉은 불개미). [사진=농림축산검역본부]


독개미 유입경로, 여왕 독개미 생존 여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독개미 DNA 검사, 컨테이너 역추적 조사까지 감안하면 추석연휴 이후에도 유입경로 등에 대한 조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독개미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은 “대한민국이 전 세계 각 지역의 화물이 드나드는 세계적인 무역국임을 감안하면 붉은 독개미와 같은 유사한 해충이 언제든지 유입될 수 있다”며 “부산항뿐만 아니라 여수·인천 등 전 항만으로 독개미 방역을 확대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관련 당국이 근원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예종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광범위한 조사를 지원해 근원적인 해결 방안이 마련되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5일부터는 부산항에 방역업체 2곳이 추가돼 트럭, 컨테이너에 대한 방역이 확대될 예정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독개미를 발견하였을 경우 농림축산검역본부로 신속히 신고(054-912-0612)해달라는 안내문을 배포했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독개미에 쏘인 경험이 없어도 벌 독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은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며 “쏘이게 될 경우에는 안정을 취하고 급격히 신체에 변화가 생기는 경우에는 즉시 병원에 가야 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독개미=지난 달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외래 붉은 불개미(Red imported fire ant)는 몸 속에 강한 독성 물질을 가지고 있다. 날카로운 침에 찔리면 심한 통증과 가려움증을 동반하게 된다. 심하면 현기증과 호흡곤란 등의 과민성 쇼크 증상을 유발한다. 북미에서는 한 해 평균 8만명 이상 독개미에 쏘이고 100여명이 사망해 ‘살인 개미’로도 불린다.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은 세계 100대 악성 침입 외래종으로 이를 지정했다.

※독개미 예방·치료법=개미에 물려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성묘·등산 등 야외활동 시 긴 옷을 입고 장갑을 착용하는 게 필요하다. 바지를 양말이나 신발 속에 집어넣고 곤충기피제(DEET 등 포함)를 옷이나 신발에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만약 개미에 물리거나 벌에 쏘인 후 이상 증상이 생긴 경우에는 즉시 병원 응급진료를 받아야 한다. 추석연에 문을 연 의료기관은 보건복지콜센터(국번 없이 129) 및 119 구급상황 관리센터(국번 없이 119)에 전화를 걸면 안내해준다. 독개미를 발견하면 농림축산검역본부로 신속히 신고(054-912-0612)하면 된다.

`살인개미` 붉은 독개미 발견

- 日교토, 맹독성 불개미 2000마리 발견...당국 비상 - 한국 오면 끔찍...'붉은불개미' 못잖은 공포의 개미들 - 정부 "붉은불개미 추가 발견 없어..컨테이너 반출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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