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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이하 JPM)에 참석한 크리스반스(Chris Barnes) 엔젠바이오AI 대표는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올해 처음 글로벌 투자자 초청을 받아 JPM에 참석하게 됐다”며 “엔젠바이오AI의 혁신 기술과 사업 가능성을 알리고 본격적인 투자 유치를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엔젠바이오AI는 프로테오믹스(단백질체) 기술 전문 기업이다. 프로테오믹스란 100만여 개 단백질 기능과 구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 질환 원인과 치료법을 연구하는 진단 기술이다. 기존 DNA와 RNA를 활용하던 것을, 단백질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기진단과 맞춤형 치료 등 정밀 의료 핵심 기술로 평가받는다.
크리스반스 대표는 글로벌 빅파마 노보 노디스크에서 단백질체 기반 신약 물질 연구를 리딩하는 등 17년 이상 단백질체 분야 연구를 수행해온 최고 전문가로 손꼽힌다. 현재 미국의 주요 연구기관 및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과 우수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글로벌 프로테오믹스 시장은 2028년 659억1000만 달러(약 8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시장성이 매우 높은 분야로 꼽힌다. 설립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은 엔젠바이오AI(2023년 설립)가 벌써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크리스반스 대표는 “미국 내에서는 최근 프로테오믹스 관련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대표적인 기업이 미국 시어(SeeR)사다. 시어는 물론 유사한 기업들이 나스닥에 상장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시어는 2020년 나스닥 상장 당시 무려 12억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고, 제프 베이조스(아마존 최고경영자)와 폴 앨런(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이 설립한 벌컨캐피털 등은 프로테오믹스 벤처 노틸러스바이오테크놀로지에 7600만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엔젠바이오AI 역시 이번 JPM 비즈니스미팅에서 다양한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받았다. 크리스반스 대표는 “10여 건의 미팅을 진행했고, 대부분 프로테오믹스 플랫폼 성능과 단백질체 분석을 위해 전 단계에 사용되는 물질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며 “상용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주목했다. 한국 엔젠바이오의 NGS 기술과 상용화 일정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회사는 한국 엔젠바이오 본사 NGS 제품을 활용한 NGS 수탁 검사 서비스를 북미 시장에서 준비 중이다. 미국 NGS 암 검사 서비스 보험수가가 한국의 약 5배인 5000달러에 달한다는 점에 상당한 수익 사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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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자들이 엔젠바이오AI에 높은 관심을 나타낸 것은 플랫폼 경쟁력 때문이라는 게 크리스반스 대표 설명이다. 시어사 등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엔젠바이오AI는 시어와 유사한 기업으로 미국 내에서도 고성능 질량분석장비를 보유한 몇 안되는 회사 중 하나로 꼽힌다. 단백질체 분석에 필요한 원재료 물질 상용화, 유전체 데이터보다 더 방대한 단백질체 데이터를 정확하고 빠르게 분석하는 AI 분석 플랫폼 ‘프로테오AID’(ProteoAID)를 개발했다”며 “해당 플랫폼은 구글 AI 개발자가 참여해 개발했고, 성능 자료를 확인한 투자자들은 매우 좋은 평가를 내렸다. 이번 JPM을 통해 충분히 투자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엔젠바이오AI 측에 따르면 ‘프로테오AID’는 경쟁사 대비 단백질체 분석 AI 성능이 훨씬 뛰어나다. AI 분석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단백질체 데이터가 훨씬 방대하다. 특히 기존 분석 방식 대비 약 5배 이상 단백질을 더 검출해 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더욱 정확한 단백질 바이오마커 발굴이 가능하다.
크리스반스 대표는 “AI 분석 플랫폼을 통해 미국 내 다양한 바이오 기업들과 CRO 사업과 연구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먼저 식약처 허가를 받은 엔젠바이오의 NGS 정밀진단 기술을 활용한 사업도 미국에서 시작할 예정”이라며 “CRO 사업은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해 수익이 안정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했다. 사실상 사업 첫해인 올해 약 30억 정도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엔젠바이오AI는 새로운 경쟁사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유전체 기업들의 미국 진출 불발이 미국 시장 진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일 미국 국방부는 중국 134개 기업을 중국군사기업으로 지정했다. 이중 △BGI 그룹 △BGI 지노믹스 △포렌식 지노믹스 인터내셔널 △MGI 테크 △오리진셀 테크놀로지△ 켐차이나 등 6개 기업이 유전체 분석 기업 또는 바이오 기업으로 분류된다. 이들 기업은 내년 6월부터 미국 내 사업에 제약을 받게 된다.
크리스반스 대표는 “미국 정부가 중국 유전체 바이오 기업들을 블랙리스트로 지정하면서 중국 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입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반면 엔젠바이오AI는 미국 법인으로 미국 내에서 더 많은 사업 기회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엔젠바이오AI는 CRO 사업에 NGS 사업까지 추가해 미국 내에서 5년 내 500억원 이상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같은 기간 내 나스닥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