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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블록버스터 기대되는 K비만치료제 삼총사는?

신민준 기자I 2024.05.08 09:05:04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일라이릴리와 노보 노디스크 등 글로벌 빅파마들이 비만치료제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특히 2030년 연간 500억달러(약 69조원) 규모로 예상되던 글로벌 비만치료제시장 규모는 비만 인구 증가와 잇따른 흥행에 1000억달러(약 138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획기적이고 차별화된 비만치료제를 개발해 글로벌 블록버스터 반열에 오르겠다는 전략이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한미약품, 삼중작용 차세대 비만치료제 개발

2일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2030년 1000억달러(약 136조원)에 이를 예정이다. 현재 글루카곤 비만치료제 시장은 삭센다와 위고비, 마운자로 등 글루카콘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미국 일라이릴리와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일라이릴리와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치료제를 기반으로 존슨앤드존슨을 제치고 글로벌 제약사 중 시가총액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 글루카콘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치료제 부작용 우려가 사그라들면서 비만치료제 시장 확대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동안 갑상선암 발병과 자살·자해충동 증가 등 글루카논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치료제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연관성이 없다는 글로벌 연구결과들이 잇따르고 있다. 일례로 유럽의약품청(EMA)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이어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과 자살·자해충동 간 연관성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비만치료제 열풍이 불면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도 비만치료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기존 비만치료제들과의 차별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비만 치료제를 차세대 그룹 성장동력 삼고 있는 한미약품(128940)은 차세대 비만치료제 ‘HM15275’를 개발하고 있다. HM15275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과 에너지 대사량을 높이는 글루카곤(GCG), 인슐린 분비와 식욕 억제를 돕는 위 억제 펩타이드(GIP)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삼중작용제로 알려졌다.

HM15275는 한미약품의 기존 바이오신약 플랫폼 랩스커버리가 아닌 아실레이션 기술이 적용됐다. 아실레이션이란 치료용 펩타이드에 결합된 지방산이 알부민과 결합해 신장청소율을 감소시키는 기전으로 체내 반감기를 증가시키는 한미약품의 차세대 지속형 플랫폼 기술을 말한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는 포만감을 증가시켜 체중을 감소시키고 인슐린 분비와 감수성을 개선해 혈당 조절을 원활하게 한다. 위 억제 펩타이드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의 약리학적 이점을 향상시키는 한편 메스꺼움과 구토, 설사 등 이 작용제의 일반적인 위장관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다. 글루카곤은 포만감 조절과 함께 에너지 소비 및 지질 대사 조절에도 관여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세 가지 약리작용을 적절히 활용하면 비만뿐만 아니라 제2형 당뇨병 및 심혈관 질환에 대한 치료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며 “HM15275는 한미약품이 인크레틴 분야에서 20년 이상 연구를 지속하며 축적한 연구 지식과 노하우들이 집약돼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HM15275가 우수한 체중감량 효능은 물론 심혈관 및 신장 질환에 대한 개선 효과를 나타내는 차세대 비만치료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선 비임상 연구에서 HM15275는 근 손실은 최소화하면서도 수술적 요법에 따른 체중감량 효과에 버금가는 강력한 효능(25% 이상 체중 감소)은 물론 다양한 대사질환 모델에서 기존 비만치료제 대비 우수한 치료 효능을 입증했다.

글로벌 경쟁기업인 일라이릴리도 동일한 삼중작용 비만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일라이릴리는 25% 이상 체중 감량 효과는 공개했지만 근 손실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한미약품은 올해 초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1상 시험 계획서(IND)를 제출했다. HM15275는 2030년 상용화가 전망된다.

이밖에 한미약품은 올해 초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비만약(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 첫 환자 등록을 마쳤다. 한국인 맞춤형 비만치료제인 에페글레나타이드는 2028년 상용화될 예정으로 일본과 동남아 등으로 공략 국가가 확대될 예정이다. HM15275와 에페글레나타이드 모두 일주일에 1회 주사하는 주사제형으로 전해진다.

◇디앤디파마텍·유한양행 비만치료제도 주목

디앤디파마텍(347850)의 비만치료제 DD02S도 주목받고 있다. DD02S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치료제로 복용 편의성이 개선된 경구용(먹는)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아울러 저분자화합물이 아닌 펩타이드 기반의 치료제로 체내 안전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DD02S의 또 다른 차별점으로 꼽힌다.

디앤디파마텍의 기술 경쟁력의 바탕에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자체의 약 효능과 안정성을 최적화할 수 있는 펩타이드 맞춤 설계와 경구 흡수율, 복약 순응도를 증가시킬 수 있는 독보적인 자체 펩타이드 경구화 플랫폼 기술 오랄링크(ORALINK)가 있다. 오랄링크는 펩타이드가 소화계에서 쉽게 분해되며 점막 통과가 어려워 경구 흡수율이 떨어지는 점을 보완했다.

디앤디파마텍에 따르면 오랄링크 플랫폼 기술을 이용한 DD02S는 현재 유일한 경구용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비만치료제인 노보노디스크의 리벨서스®(0.05∼0.6%) 대비 10배 이상의 월등히 높은 경구 흡수율(5%)을 나타냈다.

아울러 리벨서스®은 공복에 복용해야 하는 등 복용절차가 복잡한 편이지만 DD02S는 물과 음식물 섭취와 무관하게 복용할 수 있다. DD02S는 올해 글로벌 임상 1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디앤디파마텍은 경구용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위산 억제 펩타이드 △글루카곤 삼중 수용체 작용제인 DD03도 개발하고 있다.

디앤디파마텍 관계자는 “디앤디파마텍은 비만치료제 등 신약 기반이 되는 펩타이드를 다른 기업에서 도입하지 않고 자체 개발한 펩타이드를 사용하고 있다”며 “몸 속에 있는 펩타이드는 인위적으로 화합물을 만든 저분자화합물과 비교해 안전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000100)의 YH34160도 비만치료제시장을 이끌 유력한 후보로 손꼽힌다. YH34160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치료제와 동일하게 식욕 억제를 유도한다. 하지만 YH34160은 뇌 하부에서만 발견되는 특이 수용체에 작용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존재한다. YH34160은 전임상에서 위고비(5%)보다 높은 체중 감량 효과(11.9%)를 보였다. YH34160은 주 1회 투여하는 주사제형으로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약물에 도전한다.

노바티스가 같은 방식의 치료제를 개발하던 중 포기하면서 유한양행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밖에 유한양행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바이오신약과 합성신약 등 2종의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을 추가로 발굴해 확보하고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YH34160은 기존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치료제에 효과가 없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치료제와 병용 투여도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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