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유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는 라피티는 시리즈A 투자 라운드를 조만간 마무리 짓는다. 아직 규모는 비공개이지만,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는 ‘실용적인 메타버스’라는 호평이 이어지며 의미있는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데일리가 강남구 라피티 사무실에 찾아가 신민섭 라피티 대표를 만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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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설립된 라피티는 애초 라이브 홈트레이닝 서비스 기업으로 출발했다. 코로나19로 운동 시설이 폐쇄되면서 강사와 고객 모두 불편함을 겪고 있단 점을 빠르게 파악하고는 헬스와 요가, 필라테스 등 다양한 운동을 실시간으로 코치와 소통하며 배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비대면 운동 시장에 대한 수요가 점차 커지며 시장이 확장되자 라피티는 설립 1년 만에 시드 투자를 유치하고, 그로부터 1년 뒤인 2021년엔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DHP)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퓨처플레이, 해시드 등으로부터 11억 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시장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라피티가 프리 시리즈A를 유치한 직후다. 전 세계가 위드 코로나(with corona·코로나19에 대한 인식과 방역체계를 바꿔 코로나19와의 공존을 준비하는 것)를 선언하면서 온라인 홈트레이닝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것이다. 고객이 줄자 라피티는 과감히 피보팅을 결정하고 업사이드(상승 여력)가 큰 산업에서 라피티가 그간 구현해낸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프로덕트를 찾아 나섰다.
라피티가 새롭게 주목한 시장은 메타버스다. 신민섭 라피티 대표에게 이유를 묻자 그는 “온라인 홈트레이닝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라이브 스트리밍 기술을 구현해 냈는데, 이를 메타버스에 활용하면 생태계가 훨씬 풍성해질 것으로 봤다”며 “그간 메타버스 플랫폼 중 유저가 꾸준히 머물러야 하는 이유를 제대로 설명한 곳은 많지 않았는데, 라피티는 이용자가 단순히 체험만 하는 게 아니라 생중계를 통해 함께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요즘 세대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구 세대와 두드러지게 달라졌다”며 “과거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이 명확했지만, 요즘 세대는 온라인이면서도 오프라인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매우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 메타버스 의미 부여하니 기업도 노크
전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라피티는 피보팅 1년 만에 3만 명의 월간 활성사용자(MAU)를 확보했다. 총 가입자는 10만 명에 달한다. 최근에는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 입소문을 타며 해외 사용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젊은 사용자가 늘어나자 메타버스 안에서 간접광고를 하려는 기업 고객의 문의도 자연스럽게 늘기 시작했다. 실제 삼성전자와 NH농협은행, 한화토탈에너지스 등은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메타버스 채용설명회부터 면접, 회사 일일체험 등의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쏘카는 국내외 인재 채용설명회를 메타버스에서 진행하기 위해 라피티 손을 잡았다. 태그룸은 모빌리티(이동성)를 테마로 태그룸 주 사용자인 Z세대에게 쏘카의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작업에 한창이다. 최근 쏘카의 서울 사옥과 제주 사옥, 쏘카존(주차장)을 본떠 이를 메타버스 상에 구현했다.
이 밖에 DB손해보험 내부 직원을 위한 공간도 태그룸에 마련하며 수백 명의 직원이 실제 연수원에 모이지 않아도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도 했다. 쏘카와 DB손해보험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이 젊은 세대를 잡거나 시간·비용 효율적인 회사 문화를 만들고자 라피티에 노크하고 있다는 것이 신 대표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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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피티의 최종 목표를 물었다. 신 대표는 “태그룸은 유저들이 꾸준히 써야 할 이유가 있는 플랫폼”이라며 “메타버스 생태계 안에서 그릴 수 있는 그림이 많은데, 라피티는 태그룸을 통해 개인 유저 뿐 아니라 기업 고객에게도 큰 가치를 줄 수 있도록 전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