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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 평가위원회는 내년부터 ‘히알루론산 점안제’를 건강보험 적용에서 제외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히알루론산 점안제는 오는 2023년 급여적정성 재평가 대상에 포함됐다.
히알루론산 점안제는 현재 51개사 427개 품목으로, 지난 3년간 연평균 보험급여 청구금액이 2315억원에 달한다.
◇ 인공눈물, 급여 유지 가능성 희박
한 업계 관계자는 “인공눈물이 급여재평가 심사에서 급여가 유지될 가능성은 제로(0)”라면서 “의료현장에서 인공눈물 과다처방으로 매년 보험재정을 갉아먹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공눈물은 전문의약품에서 제외되고 일반의약품으로 가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런 이유로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는 지난 2018년 인공눈물의 급여 제한을 요청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독일, 스위스, 캐나다 등 국내 보험급여 평가 기준이 되는 8개 국가 가운데서도 히알루론산 점안제가 급여로 등재된 국가는 1개국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인공눈물이 비급여가 되면 2000~3000원의 약값이 7000~9000원으로 올라간다”면서 “비급여 인공눈물을 처방해주는 의사도, 처방받는 환자도 모두 부담이기 때문에 급여가 되는 안구건조증 치료제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2300억원 인공눈물 급여시장 무주공산
연간 2300억원이 넘는 메가톤급 처방시장이 사라질 위기에 놓이면서, 삼일제약과 국제약품이 반사이익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삼일제약과 국제약품은 지난 6월 레바미피드 성분의 점안액 신약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허가받았다. 레바미피드 성분의 안구건조증 치료제는 급여의약품 평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레바미피드는 인공눈물의 대체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 레바미피드는 뮤신의 분비를 촉진해 점막을 보호하는 물질로 안구건조증 치료제다. 앞서 일본에선 지난 2012년 레바미피드 점안액 출시돼 판매 중이다. 업계에선 내년 초 히알루론산 점안제가 급여에서 제외되고 이 자리를 레바미피드 점안제가 급여항목으로 등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일제약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히알루론산 점안제의 급여 제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레바미피드 성분의 점안제(레바케이)를 출시했다”면서 “앞으로 급여 안구건조증 치료제는 다수에서 소수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 상태면 급여항목으로 살아남은 안구건조증 치료제가 경쟁 우위에 서게 될 것”이라며 “레바케이 입장에선 시장 변화가 성장 무기”라고 덧붙였다.
◇ 급여 안구건조증 점안제, 491개 → 65개 ‘재편’
안구건조증 급여품목은 현재 히알루론산 점안제 427개, 사이클로스포린 점안제 39개, 디쿠아포솔 점안제 25개 등 491개다. 내년에 히알루론산 점안제 427개가 레바미피드 점안제 2개 품목으로 대체되면 안구건조증 급여항목은 65개로 줄어든다.
특히 삼일제약의 반사이익은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일제약은 또 다른 안구건조증 치료제 엘러간(Allergan)의 ‘레스타시스’(Restasis)를 국내 독점유통 판매 중이다.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승인받은 안구건조증 치료제는 레스타시스와 노바티스(Novartis)의 ‘자이드라’(Xiidra) 뿐이다. 즉, 삼일제약이 내년부터 레스타시스와 레바케이 등 급여 안구건조증 치료제 부문에서 확실한 라인업을 구축하게 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히알루론산 점안제 급여항목 제외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판도가 뒤바뀌게 된다는 의미”라면서 “레스타시스와 레바케이 반사이익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