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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C로 ‘약물+약물’·‘약물+전달체’ 등 신약 설계 가능
2000년대 초반부터 연구된 ADC 기술은 약물-항체 결합(DAR) 비율을 조절하지 못했던 1세대 기술에서 최근 2세대 기술로 진화했다. 2세대 ADC에서는 안정적으로 약물과 결합하는 접합체(링커)를 개발하거나 항체를 변형해 결합 안정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DAR을 조절한다.
국내외 바이오 기업들은 아미노산 합성의 시작(N-말단)과 끝(C-말단) 부분을 활용하는 ‘N-말단 또는 C-말단 접합’ 및 유황화합물을 적용한 ‘씨올(thiol) 접합’, 일부 아미노산의 결합력을 활용하는 ‘라이신(lysine) 접합’ 등 여러 ADC 기술의 안전성과 효능을 강화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중이다.
에이비엘바이오(298380)는 지난해 4월 N-말단 접합 방식의 ADC가 씨올 접합 방식이나 라이신 접합 등 다른 방식 대비 효력이 더 좋다는 연구 결과를 오픈 액세스 저널인 ‘엠에이비에스(mAbs)’에 발표한 바 있다.
최근 빅파마들은 ADC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벤처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가 미국 바이오벤처 시젠(Seagen)과 항암 삼중항체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업무 계약을 체결했다. 사노피의 항암 관련 단일클론항체 세 개를 시젠의 ADC 기술로 연결해 삼중항체 신약 개발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22일에도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미국 생명공학기업 이뮤노젠(Immunogen)과 ADC 기술 협약을 체결했다.
ADC 기반 약물은 주사방식으로 투여되며 종양세포 표면에 특정 항원과 결합하는 항체를 이중 또는 삼중으로 접합한 것이 특징이다. 이때 항체 중 일부를 약물 대신 전달체로 설계하면 타깃으로 향하는 전달률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도 있다. 사노피와 시젠의 협력 사례가 전자에 속한다.
한편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에 따르면 2021년 8월 기준 시젠의 전이성요로상피암치료제 ‘패드세브(2019년)’와 이뮤노젠의 유방암치료제 ‘캐사일라(2013년)’, 스위스 로슈의 거대B세포림프종치료제 ‘플리비(2019년)’, 화이자의 급성림프구성백혈병치료제 ‘베스폰사(2017년)’ 등 ADC 기반 9개 약물이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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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ADC 기술 보유 업체, 차별화된 기술력은?
국내에서 ADC 기술로 성과를 올린 기업으로 레고켐바이오와 알테오젠을 빼놓을 수 없다. 양 사는 각기 다른 2세대 ADC 기술을 가지고 있다.
먼저 레고켐바이오에 따르면 자사의 ADC 기술은 ▲순도 높은 단일물질 구현 가능 ▲암에 특이적으로 독소를 방출하는 안정적인 링커 ▲암세포에서만 활성화되는 독소 등 세 가지 강점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회사 측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총 10건의 ADC 기술이전 및 옵션 계약을 체결했으며, 누적 계약금은 총 3조원을 넘어선다.
일례로 레고켐바이오와 에이비엘바이오는 공동개발한 ROR1 타깃 ADC 신약 후보물질 ‘CS5001’을 중국 시스톤 파마슈티컬스에 약 4100억원 규모로 2020년에 기술수출했다. ROR1은 백혈병과 유방암이나 폐암 등 고형암에서 높은 비율로 발현되는 물질이다. CS5001은 레고켐바이오가 만든 ADC 링커 및 독소에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한 ROR1 항체를 결합시킨 물질이다. 지난 1월 FDA가 진행성 B세포 림프종과 일부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이 물질에 대한 임상 1상을 승인한 바 있다.
한편 알테오젠의 ADC는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통해 운반체로 쓰는 항체 내 C-말단 부위 2곳을 변형시킨 다음, 이곳에서만 화학적으로 약물과 링커를 접합시킨다. 회사 측은 이를 ‘NexMab ADC’ 기술이라 명명했으며, 이를 통해 개발한 유방암치료제 ‘ALT-P7’의 국내 임상 1상을 완료했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링커에 특화된 일반적인 2세대 ADC 기술과 달리 우리는 운반체로 쓰는 항체 자체를 변형하는 ADC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타깃하는 변형 항체가 약물을 안정적으로 목표물로 전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항암제 ADC 신약 후보물질을 추가로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