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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구용 약물이 오미크론에 효과 크다...국내 개발 기업들 전망은?

김진호 기자I 2022.02.09 08:51:47

美-日 공동연구진, 경구용이 정맥주사용보다 효과 ↑
경구용 코로나19 제제 오미크론 등 우려 변이서 효과 유지
GSK나 AZ의 항체치료제는...투여량을 3~100배 늘려야 효과 생겨
나파모스타트, 카모스타트 등 추가 경구용 약물 후보 주목
종근당과 뉴지랩파마, 대웅제약 등 약물재창출로 개발 중

[이데일리 김진호 기자]최근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가 정맥주사용 항체치료제보다 ‘오미크론(Omicron)’에서 효과가 더 크다는 연구 결과가 연일 보고되고 있다. 국내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약물재창출을 시도하는 기업이 다시 한번 주목받는 모양새다.

화이자의 경구용 코로나19치료제 팍스로비드(제공=화이자)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모든 우려 변이서 큰 효과...이유는?

지난달 26일 미국 위스콘신대와 일본 도쿄대 등 공동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을 통해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가 오미크론에서 잘 작동하는 것과 달리 정맥주사용 치료제는 효과가 크게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영장류 세포를 숙주세포로 둔 다음, 코로나19의 우려 변이와 기존 개발된 경구용 및 정맥주사용 항체치료제를 다양한 조합으로 함께 분석, 처리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9월 이후 알파와 베타, 감마, 델타, 오미크론 등 5종을 코로나19를 일으킨 사스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의 우려 변이로 지정한 바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독일 머크(MSD)의 ‘몰누피라비르’나 미국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등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는 모든 우려 변이에 대해 효과가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맥주사용 항체치료제는 우려 변이 중 오직 오미크론에서만 효과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소트로비맙’이나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이부실드’ 등 항체치료제는 일부 효과가 확인됐지만, 투여량을 정량보다 3~100배 이상 올려야 다른 변이에서 나타나는 수준의 효과가 확인됐다. 릴리나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가 개발한 정맥주사용 항체치료제는 오미크론에서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에릭 해밀턴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는 “숙주세포 내에서 증식하는 과정은 오미크론을 포함한 전체 우려 변이 종에서 큰 차이가 없다”며 “이를 타깃하는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가 오미크론에서 돌연변이가 집중적으로 나타난 스파이크 단백질을 대상으로 만든 정맥주사용 항체치료제보다 효과가 좋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미크론은 팬데믹을 일으킨 초기 SARS-COV-2보다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37개의 돌연변이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종근당, 뉴지랩파마 등 경구용 치료제 관련 약물재창출 기업 주목

우세종이 된 오미크론에 대한 효과가 속속 입증되면서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와 관련한 약물재창출을 시도하는 국내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항바이러스제인 몰누피라비르와 팍스로비드 외에도 다양한 경구용 약물의 성분이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변이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항응고제 또는 췌장염 치료제(나파모스타트, 카모스타트), C형 간염치료제(리바비린), 항바이러스제(파비피라비르) 등이 코로나19 치료제로 재탄생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중 스파이트 단백질 활성에 관여하는 단백질 분해효소를 억제하는 나파모스타트와 관련한 연구가 가장 활발하다. 2020년 한국파스퇴르연구소 연구진은 나파모스타트의 경우 렘데시비르 양의 600분의 1만 있어도 SARS-COV-2의 증식을 50% 이상 차단할 수 있다는 연구를 발표한 바 있다. 지난달 21일에도 나파모스타트가 다른 약물 대비 오미크론을 포함한 변이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효과를 나타낸다는 연구가 국제학술지 ‘셀 리서치’에 발표됐다.

현재 종근당(185750), 뉴지랩파마(214870) 등이 나파모스타트 관련 임상을 진행 중이다. 종근당은 지난해 4월 나파모스타트를 성분으로 갖는 ‘나파벨탄’의 국내 임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뉴지랩파마도 서울대병원과 공동으로 ‘뉴젠나파모스타트’의 임상 1상을 마치고 2상을 준비 중이다.

대웅제약(069620)은 경증 및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카모스타트를 성분으로 하는 ‘코비블록’과 렘데시비르를 병용치료하는 임상 3상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국보(001140)는 지난해 11월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RHB-107(성분명 우파모스타트, 임상 2·3상 중)’와 ‘오파가닙(임상 2·3상)’을 동시에 개발 중인 이스라엘 제약사 레드바이오파마의 지분을 투자했다. 이를 통해 향후 회사 측은 이 물질들의 아시아 판권에 대한 우선 협상권을 확보했다.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업계 관계자는 “전파력 세고 중증화율 낮은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면서 경증환자를 대상으로하는 경구용 약물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경구용 약물의 개발을 완수하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내 시장부터 점유율을 늘려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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