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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서울 화곡동에 거주 중인 50대 직장인 B씨도 일부러 시간을 내서 걷고 있다. 지난해 친구들을 통해 알게 된 한 보험사의 앱으로 걸음수를 체크하며 포인트를 쌓겠다는 목표가 생겨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B씨는 평상시 쌓인 포인트로 보험사가 운영하는 몰에서 구입한 기프티콘으로 가족들과 간식을 사 먹곤 했다. 얼마 전에는 아들이 친구와 함께 캠핑 여행을 다녀오겠다며 차를 빌려달라고 해 임시운전자특약에도 가입했다. 이 때 보험료 역시 해당 포인트로 결제했다. B씨는 “아플 때만 보험사에서 혜택을 받는 줄 알았는데 아프지 않아도 받을 게 있다”며 “걸으면서 건강해지기만 하는게 아니라 걸어서 쌓은 포인트로 보험료 결제도 된다니 신기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걷기 등 운동만 열심히 해도 보험료를 아낄 수 있는 시대다. 푼돈이 모여 목돈이 되듯 한 푼이라도 절감해야 재테크에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건강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기존에는 단순 걸음 수에만 맞춰졌으나 최근에는 러닝, 수영, 등산 등 다양한 항목을 활용해 보험료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화생명이 선보인 ‘라이프플러스 운동하는 건강보험’은 기존 걷기뿐만 아니라 달리기, 수영, 등산, 사이클 등 총 5개 활동량을 보험료 할인에 반영하는 상품이다. 걷기 이외 활동의 경우 운동거리를 기반으로 한 걸음 수 환산을 통해 건강관리 수치를 반영한다. 애플워치 또는 갤럭시워치로 운동을 하며 측정하고 한화생명 헬로 애플리케이션에 입력한 활동량이 건강 관리 활동 기준(일 평균7500보)을 달성하면 다음달 보험료를 할인 받는다. 보험료 최대 할인액은 110만원이다. 할인액은 종전 업계 평균 10%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주계약으로 1종 허혈성심장질환형, 2종 뇌혈관질환형, 1·2종을 다 보장해주는 3종 2대질환 보장형 중에서 고객이 선택해 가입할 수 있다.
지난 2018년 6월 출시한 삼성화재 애니핏은 걷기, 달리기 등 운동을 대상으로 목표 달성에 따른 포인트를 제공한다. 하루8000걸음, 달리기 1km, 하이킹2km 중 가장 먼저 달성한 운동에 하루에 한번 100p씩 적립된다. 1포인트는 1원과 동일하며 유효기간은 3년이다. 적립된 포인트는 삼성화재 애니포인트몰에서 물품 및 서비스 구입에 사용할 수 있다. 특히 개인용 자동차보험, 여행자보험 및 장기보장성보험의 보험료 결제에도 사용할 수 있어 보험료를 절약하는 효과가 있다. 삼성화재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애니핏 누적 가입자 수는 39만164명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 6월 처음 서비스가 나왔을 당시 1만2537명과 비교하면 약 97% 증가한 수치다. 2018년 말 4만4854명을 기록한 데 이어 2019년 15만 4802명, 지난해 32만8684명으로 증가해왔다.
◇90일 중 50일간 5000보 걷기…“자동차보험료 3%할인”
KB손해보험은 올해 7월 ‘걸음수 할인 특약’을 신설했다. 이 할인 특약에 가입하면 자동차 보험료의 3%를 할인받을 수 있는 것이다. 기명피보험자한정 또는 부부한정특약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다. 보험 청약일 기준 90일 이내에 보험사에서 인정한 걸음수 측정 프로그램을 통해 하루 5000보 이상 달성일이 50일 이상인 경우 자동차보험료를 3%할인해준다. 예컨대 본인의 자동차보험료가 100만원이라면 3만원을 할인받는 셈이다. 혹시라도 사고가 나서 150만원으로 할증되어 있다면 4만5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어 그 효과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건강 상태가 확인되면 보험료 부담이 줄어드는 보험 상품도 있다. ABL생명 종신보험은 건강검진 결과와 의료이용기록을 통해 최대 10%까지 보험료를 할인해준다. 신한라이프의 ‘진심을 품은 종신보험’은 건강검진 결과를 기반으로 한 건강나이로 10년 이내 3회까지 보험료를 깎아주는 특약을 넣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료를 할인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보험업계에 헬스케어 중요도가 커지는 만큼 관련 상품 출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