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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를 시작으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알파벳), 페이스북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이번주 일제히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어서 ‘서프라이즈’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은 한국의 소위 ‘서학개미’들이 많은 투자를 한 종목들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테슬라,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순이익 ‘역대 최대’
테슬라는 26일(현지시간) 장 마감 직후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순이익이 4억3800만달러(약 49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역대 최고 분기 실적과 함께 7분기 연속 순이익 행진을 이어갔다.
테슬라의 1분기 주당순이익(EPS)은 93센트로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79센트)를 웃돌았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EPS 추정 평균치는 74센트였다. 1분기 매출액은 103억9000만달러(약 11조5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74% 폭증했다. 이 역시 리피니티브 전망치(102억9000만달러)를 소폭 상회했다.
테슬라는 또 올해 1분기 시장 예상을 깨고 모델3과 모델Y를 18만4800대 판매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전기차 생산량이 늘고 있다”며 “독일 공장의 경우 올해 말까지 전기차를 생산해 납품한다는 목표가 궤도에 올랐다”고 전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테슬라의 역대 최고 수익에 비트코인 투자가 한몫했다는 점이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에 비트코인을 15억달러(한화 약 1조 6660억원)어치 사들이고 2억 7200만달러(약 3022억원)어치를 매각했다. 시세차익으로 1억100만달러(약 1122억원)을 벌었다. 이는 1분기 전체 순이익의 4분에 1에 달하는 규모다.
이 때문에 테슬라와 머스크 CEO는 비트코인 시세조종 논란에 휩싸였다. CNBC는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자 테슬라는 일부를 재빨리 판 것으로 보인다”며 “테슬라의 비트코인 투기가 수익 증대를 도왔다”고 꼬집었다.
머스크 CEO는 황급히 해명에 나섰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는 대차대조표상 현금성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비트코인의 유동성을 증명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보유량의 10%를 팔았지만, 나는 내가 가진 비트코인을 하나도 팔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테슬라 주가는 실적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종가보다 3% 가까이 떨어졌다. 호실적 기대가 미리 가격에 반영돼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전기차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중국에서 불매 조짐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차량 100만대 판매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출고 증가율이 지금까지의 평균치인 50% 수준에 머물 경우 목표 달성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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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테슬라를 시작으로 구글(알파벳)·MS(27일) 애플·페이스북(28일) 아마존(29일) 등 주요 빅테크 기업들도 이번 주 줄줄이 1분기 성적표를 내놓는다. 지금까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에 속한 기업들 중 25%가 실적을 발표했다. 이중 84% 기업의 주당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만큼, 빅테크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MS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17% 늘어 약 410억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작년 4분기 430억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관전포인트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계기로 급성장한 클라우드 부문의 매출이다. 클라우드 매출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34%를 차지했다. MS 주가는 올 들어 20% 급등해 시가총액이 현지 1조 9700억달러까지 불어났다. 지난해 8월 고지에 오른 애플에 이어 시총 2조달러 고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MS와 같은날 실적을 내놓는 알파벳은 총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25% 증가할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팬데믹 초반 주춤했던 광고 매출이 얼마나 늘어났을지 주목된다. 애플과 페이스북도 분기 기준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 역시 2분기 연속 100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이 뉴욕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했을 때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거나 웃도는 실적을 내놓을 경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뉴욕증시 전체 판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웨드부시증권의 대니얼 아이부시 애널리스트는 CNN방송에 “빅테크 기업들의 탄탄한 수익은 기술주 상승의 중요한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이날 실적 발표를 앞둔 기대감 속에 랠리를 지속했다. MS는 261.55달러로 마감해 또 다시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고, 구글은 2326.74달러로 신고가를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