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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선택한 푸른색이다. 선택한 풍광이다. 더하고 빼기를 반복하며 키 큰 메타세쿼이아와 작은 향나무를 겹쳐 심고 그림자 가라앉은 여백을 드리웠다. 현실인 듯 비현실적인 숲이다. ‘그저 바라보기’만 하면 되는 저 너머의 세상이다.
서양화가 정영환(47)은 ‘푸른그림 작가’로 불린다. 10여 년을 줄곧 푸른톤으로만 채웠다. 진한 푸른, 연한 푸른, 거친 푸른, 순한 푸른. 동명연작 ‘그저 바라보기-휴’(Just Looking-Resting·2015) 역시 그 틈에서 나왔다.
어디선가 본 듯하다면, 맞다. 지난달 대통령 부부의 방미 길에 따라나섰다. 김정숙 여사의 웃옷에 찍혀 한국적 패션을 완성한 프린팅이 됐다. 바로 이 그림을 앉혔다. ‘푸른그림’도 덩달아 신분이 바뀌었다.
내달 5일까지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벽과나사이갤러리서 여는 개인전 ‘푸른숲-그저 바라보기’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릭. 116.8×80.3㎝. 작가 소장. 벽과나사이갤러리 제공.